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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의 꿈
<사진 대통령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 자조 섞인 자원빈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런 멍에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수십 년 동안 온갖 노력을 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느닷없이 산유국의 꿈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희망이 들썩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런 첫번째 국정브리핑에서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시추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기술평가 전문기업에 물리탐사 심층분석을 맡겼다”며 “최근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어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된다”며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개발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석유·가스전 개발은 물리탐사, 탐사시추, 상업개발의 3단계로 진행된다”며 “지금부터는 실제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는지, 실제 매장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탐사시추단계로 넘어갈 차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1개당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며 “세계 최고의 에너지개발기업들도 벌써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깜짝 발표 이후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과 조롱이 이어지자 물리탐사 심층분석을 맡은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대표가 내한해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브리핑하며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가 실제 매장돼 있는지 전망하기 위해선 기반암, 저류층, 덮개암, 트랩 등 4가지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은 요소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석유가스전의 성공률로 ‘20%’의 수치가 제시된 것과 관련해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 상당한 규모의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다는 사실을 찾지 못한 것은 리스크라며 실제 이를 입증하는 방법은 시추뿐이라고 언급했다. 야당 등 다수 국민들의 의구심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산유국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속도를 낼 모양새다. 정부와 업계의 의지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에너지개발기업들까지 가세하면 더 힘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진행과정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거세질 비판과 갈등이다. 이런 비판과 적대적 갈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산유국의 꿈을 이룬다고 해도 그 가치는 많이 퇴색될 것이다. 20%의 희망을 위해 80%의 실패를 외면하는 것도, 80%의 실패가 두려워 20%의 도전을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들의 중지를 모으며 산유국의 꿈에 도전하는 고도의 리더십과 지혜, 집단지성이 절실하다. 평생 자원빈국의 국민으로 살아온 탓인지, 갖가지 의문(의혹) 때문인지 느닷없이 훅 다가온 산유국의 꿈이 실감나지 않는다. 비관론이 더 앞선다. 상당한 실체가 드러날 때까지 그럴 것 같다. 산유국의 꿈이 현실로 이뤄질 수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포기보다는 도전에 더 큰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한다.
입력 2024. 06. 30. 08:1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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