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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기관’으로서의 미술 아카이브의 사회적 역할 고찰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지난 3월 6일부터 7월 27일까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를 개최한다. 2025년 서울시립미술관의 주제기획전 이 전시회는 2025년 서울시립미술관의 주제기획전으로 기관 의제인 ‘행동’과 연계하여 아카이브 기반의 미술과 민간 아카이빙 활동을 연결한다. 참여 작가는 아카이브 기반의 작업을 영상, 사진, 설치 작품으로 발표하는 권은비, 김아영, 나현, 문상훈, 윤지원, 이무기 프로젝트, 임흥순, 타카하시 켄타로 총 7인/1팀이며 협업 기관인 제주4·3평화재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의 자료와 함께 구성되어 있다. 전시 제목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기원전 535-475)의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경구에 착안하여 기록이 현재진행형의 과정임을 강조한다. 전시는 <지연하는 기억>, <목격하는 기록>, <던져지는 서사> 3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기억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조직 PART 1 ‘지연하는 기억(Deferred Memory)’은 기록이 과거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재구성되고 개입되는 창의적 실천임을 보여준다. 전통적 아카이브가 논리적·객관적 사실 구축을 목표로 했다면 동시대 예술에서의 기록은 유대와 돌봄, 재구성을 통해 기억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조직한다. 이는 프로이트의 ‘지연된 사후작용’ 개념과 연결되며, 과거의 기억이 현재 경험에 따라 변화하고 확장됨을 시사한다. 이 파트에서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가족운동 자료와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의 1990년대 여성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기록이 동시대 예술 작업과 결합하여, 과거와 현재가 중첩된 기억의 층위를 형성하고 다시 미래로 지연될 지금의 기억을 형성하는 방식을 탐색한다. 제주 4·3평화재단,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기록으로 조명 PART 2 ‘목격하는 기록(Witnessed Record)’은 억압된 사건과 대상이 기록을 통해 생생하게 현재화되는 과정을 다룬다. 기존의 역사 서술이나 진상 규명을 넘어 기록을 공유하는 공동체적 경험을 통해 정서적 연대와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낸다. 이 파트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오랜 기간 침묵을 강요받았던 제주4·3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상 규명 과정을 제주4·3평화재단,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기록으로 살펴본다. 이 파트에서는 제주4·3의 진상규명을 위한 법적·사회적 투쟁의 흐름이 재일 제주인의 삶으로 확장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최초의 증언자를 추적한 사진 작업을 통해 다시금 우리의 시선 속으로 들어온다. 이처럼 동시대 미술은 기록을 매개로 억압된 기억을 드러내고, 관객이 이를 목격함으로써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노동문제 사변적 픽션으로 재구성 PART 3 ‘던져지는 서사(Projected Narrative)’는 아카이브가 단순한 과거의 표상이 아니라 권력 구조와 선별 과정을 내포하는 제도적 장치임을 비판적으로 조망한다. 이 파트는 아카이브의 공백과 한계를 드러내고 제도와 사회가 침묵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서사를 직조하는 ‘반아카이브적’ 전략을 탐색한다. 국가와 민족 개념, 플랫폼 노동, 재난과 참사라는 이질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각각의 작업은 기존 기록이 담아내지 못한 중간 영역을 파고든다. 국가 권력에 의해 선별된 기록의 이면을 밝히거나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노동문제를 사변적 픽션으로 재구성하며 기존 재난 담론이 포착하지 못한 여러 층위를 구술 퍼포먼스로 가시화한다. 이를 통해 동시대 미술은 아카이브의 유동적 공간을 탐구하고, 기존 기록 방식을 비판적으로 확장하며 사회적 기억의 변화를 추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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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교육기획 <우리를 바꾸는 다섯 가지 대화>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모두가 함께하는 공유와 참여의 교육프로젝트 <우리를 바꾸는 다섯 가지 대화>를 4월 4일부터 7월 1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선보인다. 서울관 7전시실을 교육 특화공간 ‘열린공간 7’으로 탈바꿈시켜 미술관을 찾은 누구나 말과 글을 넘어 몸짓, 표정, 소리 등 다양한 소통방식을 경험하고 단절된 소통을 잇는 방법론을 탐색하도록 기획되었다. ‘열린공간 7’은 관람객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상시워크숍 공간과 안무가 동작 스크리닝, 워크숍·강좌·토크가 일어나는 배움터, 책을 읽으며 휴식할 수 있는 쉼터 세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5종 상시워크숍 상시워크숍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섯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백 개의 눈>은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각자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되었다. 참여자는 미술관 소장품을 글로 묘사하여 남기고 그 글은 시각정보 음성 해설 원고로 다듬어져 또 다른 관객의 감상을 돕는 자료가 된다. <목소리의 형태>는 작품의 음성 묘사를 듣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조형물로 만들어 보는 활동이다. 같은 설명에 대해 사람마다 인식과 상상이 얼마나 다르거나 비슷할 수 있는지 발견한다. <선의 대화>는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직조(위빙) 작품을 만드는 활동이다. 직조는 미술관에서 대화를 엮는 과정이자 흔적으로 남을 수 있다. 하나로 엮이는 두 참여자의 작품은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더해진 대화의 흔적이 된다. <연결된 세계>에서는 미술관에서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그림일기로 표현하고 공유한다. 전시된 여러 참여자의 그림일기를 보며 공감하거나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며 모인 그림은 다양한 경험이 어우러진 하나의 세계로 이어진다. <이어 쓰는 글>은 책을 손으로 직접 따라 쓰며 타인의 삶과 공동체, 서로 다른 몸과 언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새겨 본다. 여러 참여자가 필사를 이어 나가며 미술관이 삶을 돌아보고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공간이 될 수 있는지 함께 사유하는 시간을 제안한다. 요일별(화~일) 작가워크숍, 강좌, 토크, 스크리닝 배움터에서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오후 드로잉, 직조, 리소그래피,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미술관의 언어를 발굴하고 비평하는 작가워크숍이 진행된다. 또한 미술이론 강좌, 아티스트 토크, 북토크 등이 다채롭게 준비된다. 스크리닝 시간에는 안무가 이윤정의 신작 <현재 스코어>가 상영된다. 움직임 악보라 할 수 있는 스코어로 구성된 이 작품은 어린이부터 노인, 장애·비장애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몸을 초대하며 누구나 자신의 몸을 듣고, 움직임을 느끼고, 주변의 흐름을 경험하도록 이끈다. 다섯 가지 주제로 선별된 책을 읽으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 쉼터도 마련된다. 열린공간 7 에서는 장애·비장애인, 노약자 등 누구나 공간을 탐색하고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 자료와 안내를 제공한다. 입구에는 공간 안내 음성 가이드와 촉지도가 마련되어 있다. 모든 상시워크숍에는 점자 자료 및 큰글씨 자료가 비치되고 수어해설 영상을 제공한다. 바닥에 디자인된 동선 그래픽은 열린공간 7을 안내하는 동시에 공간 내부에서 다양한 활동과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서울관 관람권(통합/개별)을 소지한 관람객 누구나 열린공간 7 입장이 가능하고, 배움터 프로그램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mmca.go.kr)에서 선착순 사전신청을 통해 참여 가능하다. 4월 19일에는 악기나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수어로 음악을 연주하는 농인들의 모습을 담아낸 예술 다큐멘터리 영화 <Listen>(2016)이 상영됐다. 농문화 속에서 ‘음악’의 개념을 재해석하고 그 정의를 묻는 <Listen>은 기존의 청각 중심적 음악 개념을 확장하는 시각적 실험을 통해 음악의 본질과 감각의 경계를 새롭게 조명했다. 상영 후 이길보라 감독(영화감독, 작가)의 진행으로 영화의 공동 연출을 맡은 마키하라 에리(Eri Makihara), 다케이(DAKEI) 감독과 작가토크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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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임’에 대해, 서로의 연결에 대해 재조명

유휴공간 전시 <멀리서 손바닥으로, 반짝> 관객참여 퍼포먼스 진행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8월 17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유휴공간에서 전시<멀리서 손바닥으로, 반짝>을 개최한다. 전시는 도시의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버려지거나 방치된 존재들을 다시 살피며 자신만의 위트 있는 실천을 이어가는 여운혜 작가를 초대해 대규모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2019년부터 5년간 수집해 온 알루미늄 캔을 주요 소재로 북서울미술관을 찾는 시민들과 함께 ‘지금의 실천’을 고민한다. 특히, 지난 11월 출간된 작가의 에세이집 <혼자 한 사랑>을 바탕으로 애정어린 시선으로 보아야 발견할 수 있는 ‘반짝임’에 대해, 그리고 서로의 연결에 대해 재조명한다.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는 <러브-레터(L-OVE LE-TTE-R)> 퍼포먼스는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따뜻한 캔음료를 함께 마시며 음료의 캔 고리들을 서로 연결하고 메시지를 나누는 것을 시작으로 2월, 5월, 8월 행사를 예정하고 있다. 작가와 관객의 손을 거쳐 점차 완성되어가는 작품의 모습을 보는 것도 미술관을 여러 차례 찾을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2017년부터 매해 진행되어 온 유휴공간 프로젝트는 북서울미술관 내외부의 진입, 통로, 휴식 등을 위한 공간을 동시대 작가들이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관객들이 장벽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을 전시해 새로운 감각의 순간을 선사해 왔다. 2024년 유휴공간 전시 <멀리서 손바닥으로, 반짝>은 이렇듯 우리 주변의 반짝이는 것들, 그리고 반짝이고 사라질 것들에 대해 다시 살펴보길 제안한다. 우리에게 심리·거리상으로 먼 곳에 있는 반짝임, 때때로 그것은 인간에 ‘반(反)’하는 비인간 존재들을 아끼고 보살피는 마음일 수 있고, 또 함께 ‘짝’을 이뤄 손바닥을 마주치거나, 손바닥 위로 옮겨 온기를 불어넣는 일이다. 전시명 ‘반짝’은 이렇게 반과 짝을 함께 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어디서부터 왔는지, 수명의 시간이나 태어난 장소를 알 수는 없지만 멀리서부터 나의 손바닥에 이르기까지 그 여정을 상기하며 지금의 반짝임을 다시 보는 것이다. 등대의 반짝이는 불빛은 규칙적으로 빛의 수신호를 보내 메시지를 전달한다. 수신호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것은 곧 언어이고 소통이다. 작가 여운혜는 도시 환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려진 알루미늄 캔, 고철이 된 물건과 같이 인간이 정한(타고난) 목적을 상실한 것들을 수집하여 작업해 왔다. 작가의 눈에 띈 물건은 저마다의 수신호로 소통을 이어간다. 목소리를 얻은 ‘물건(物件)’이 ‘사물(事物)’이 되기까지, 그 존재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고 어루만진 작가의 손끝에서 우리는 주변을 다시 둘러볼 온기를 전달받는다. 우연히 만나는 주변의 모든 ‘반짝이는 것들(the blinking)’, 그리고 오랜 시간 그들을 사랑하며 지내온 작가의 마음이 담긴 존재들이 미술관에 도착했다. 우리와 함께 시간을 보낼 미술관의 작품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호기심 어린 궁금증을 갖길 바란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시인 윤동주의 말처럼, 전시장에 놓인 11점의 작품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일상의 순간순간에도 스치듯 이 마음들이 이어지길 상상해 본다. 전시는 해를 넘어 겨울이 봄이 되고 여름이 되는 시간 안에서 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그들을 향한 우리의 태도가 또 다른 행동으로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여운혜 (1989년생, 서울 거주)는 영국 골드스미스 순수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조소 전공으로 석사를 졸업했다. 작가는 도시 환경에서 우연히 만나는 주변 존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관찰하며 수집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해왔다. 특히 버려진 알루미늄 캔, 고철이 된 물건같이 더 이상 인간이 부여한 목적대로 쓰이지 못하는 것들을 다시 살피고 그 존재적 가치를 찾는다. 이렇게 여운혜는 인간과 인간 외 존재 사이의 상호 의존성과 존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며, 보다 넓은 범위의 환경적 의미를 탐색한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히티드 아스팔트>(ARC1, 서울, 2024), <한계도 모르고 퍼져나가는 것들의 거래>(원파운드샵 서교점, 서울, 2018) 등이 있으며 단체전 <2024 New Rising Artist: 부산물>(제주현대미술관, 제주, 2024), <더 세컨드 충녀>(SS2, 서울, 2024), <Super Fusion?2021 Chengdu Biennale>(청두현대미술관, 청두, 2021), <2019 서울 포커스: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2019) 등에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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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피카소, 안젤름 키퍼 등 예술가 다큐멘터리 영화 8편 상영

MMCA 필름앤비디오 2025 <창작의 순간-예술가의 작업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2025년 MMCA 필름앤비디오의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창작의 순간-예술가의 작업실>을 선보였다. 상영은 지난 2월 14일부터 5월 2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영상관에서 진행된다. <창작의 순간-예술가의 작업실>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과정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혁신의 순간을 다룬 주제기획 영화들로 구성된다. 예술은 단순한 표현의 수단이 아니라, 작가의 독창적인 생각과 감정이 녹아드는 복합적인 여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새로운 예술이 탄생하는 창작의 과정은 그 자체로서 매혹적인 경험이며, 이는 각 예술가가 그들의 상상력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형성하는 고유한 세계관을 제시한다. 이러한 예술의 창작 과정을 탐구한 영화 8편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미술, 건축, 무용, 문학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업실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볼 기회를 제공한다. <피카소의 비밀>, <알토>, <애프터이미지> 첫 번째 상영작인 앙리-조르주 클루조 감독의 <피카소의 비밀>(1956)은 끊임없는 생각들을 자신의 화폭에 담아가는 피카소의 작업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이 영화는 1956년 당시 칸영화제에서 특별심사위원상을 수상하였다. 이어지는 <알토>(2020)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건축가 겸 디자이너 알바 알토와 건축가인 그의 아내 아이노 알토의 삶과 창작의 과정을 탐구한다. 이 영화는 그들이 건축 철학과 디자인을 통해 인간 중심적인 공간을 창조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여정을 따라간다. 안제이 바이다 감독의 유작 <애프터이미지>(2016)는 폴란드 아방가르드의 선구자 스트르제민스키와 그의 제자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로 작가의 고난이 어떻게 예술적 저항으로 전환되는지를 다룬 작품이다.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안젤름>(2023)은 동년배 화가 안젤름 키퍼의 작업실에서 그의 예술적 근원을 탐구한 3D 영화로, 문학, 철학, 신화 등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 존재와 역사의 순환성을 탐구하는 키퍼의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수퍼 에이트 시절>,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그 밖에도 무용, 음악 등의 분야에서 창작의 순간에 대한 탐구는 이어진다. <어느 날 피나가 말하길...>(1983)은 무용과 연극이 결합된 탄츠테아터(Tanztheater) 양식의 표현주의 기법을 발전시킨 독일의 무용가 피나 바우쉬와 그녀의 무용단 부퍼탈을 감독 샹탈 아커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무대 리허설과 짧은 인터뷰가 번갈아 등장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창작의 순간이 지닌 전율을 담아낸다. <수퍼 에이트 시절>(2022)은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아니 에르노가 아들과 함께 제작한 영상으로 1972년에서 1981년 사이에 기록한 홈 비디오 영상을 재구성한 영화이다. 이는 한 가정의 기록을 넘어, 당시 한 사회 계층의 생활 방식과 열망, 그리고 시대 정서를 보여준다. 리사 로브너 감독의 <일렉트로니카 퀸즈: 전자 음악의 여성 선구자들>(2020)은 오늘날 우리가 음악을 제작하고 듣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여성 작곡가들의 이야기로, 이들은 기계를 이용한 급진적인 실험으로 음악의 경계를 재정의한 선구적 여성들을 중심으로 전자 음악의 새로운 역사를 그려낸다. 마지막 상영작인 어맨다 킴 감독의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2023)는 예술가란 직업에 남다른 개념과 목적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 백남준의 삶의 궤적을 추적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올해 국립현대미술관 필름앤비디오의 첫 프로그램으로 동시대 영화 거장들이 그려낸 미술, 건축, 음악, 무용, 문학 등 다양한 분야 예술가들의 창작과정과 예술적 고뇌를 다룬 영화들을 상영한다”며, “앞으로도 국립현대미술관 필름앤비디오에서는 예술의 심미적인 깊이를 경험할 수 있는 영화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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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대규모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전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김성환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를 12월 19일(목)부터 2025년 3월 30일(일)까지 서소문본관 2, 3층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는 하와이와 뉴욕에 기반을 두고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김성환(1975) 작가의 국내 국공립미술관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김성환 작가는 건축, 영화, 음악, 문학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사회적 구조와 그 안에 내재된 기억, 역사, 심리적 흔적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으며 테이트 모던 ‘더 탱크스(The Tanks)’개관전(2012)과 뉴욕현대미술관(MoMA, 2021), 반아베미술관(2023/2024)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개최해 온 동시대 한국미술 대표작가 연례전(2021년 이불, 2022년 정서영, 2023년 구본창)의 일환이다. 제도와 지식의 관계를 탐구하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심층적으로 조명하며 작가가 2017년부터 천착해 온 다중 연구 연작 <표해록>을 중심으로 디자인, 평면, 설치, 영상 등 김성환 작가 특유의 시각 언어를 담은 다채로운 신작들로 구성된다. <표해록(A Record of Drifting Across the Sea) 2017~>은 20세기 초 구 조선에서 하와이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태평양을 횡단한 많은 초기 이민자들의 서사를 다방향으로 직조하여 경계, 전통, 기록, 소유와 유통 등 앎을 둘러싼 여러 논제들을 통해 제도와 앎의 관계를 탐구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2021년 광주비엔날레 GB커미션을 통해 처음 대중에 소개된 후 2022년 하와이 트리엔날레 <Pacific Century–E ho‘omau no moananuiākea(태평양의 세기–모아나누이아케아를 지키며 이어가다)>와 부산비엔날레 <물결 위 우리>, 2023년 네덜란드 반아베미술관 개인전 <Protected by roof and right-hand muscles>과 2024년 독일 ZKM 순회전(11월 23일 개막)을 통해 확장과 변주를 이어오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표해록>의 세 번째 챕터에 해당한다. 하와이어와 한국어 표음을 병치한 전시 제목 <Ua a‘o ‘ia ‘o ia e ia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는 작품의 주된 배경이 된 하와이가 의미하는 바와 넓게는 앎의 대상에 접근하는 작가의 방식을 내포한다. 두 개의 문화를 상호-비유하여 병치하는 것은 작가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작가는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은유를 통해 양자 간의 비슷한 점을 강조하는 방법도 있다”며 “한 문화가 다른 문화의 은유일 수도 있고, 그 역 또한 같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하와이는 우리의 역사를 이해하는 은유가 된다. ㅇ 전시에서 하와이는 근대와 식민에 관한 구체적인 지리적 장소이자, 제도와 앎의 관계에 관한 핵심적인 개념이다. 하와이는 세대와 젠더, 국적과 인종이 다른 이들을 이어주는 존재로서, 단순한 지리적 위치를 넘어 과거와 현재, 다양한 민족과 경계를 꿰며 기존의 지식 체계를 재고하고 새로운 사고와 인식을 실험할 수 있는 개념적 장소가 된다. 이 전시는 새로운 전시의 문법을 구사한다. 전시 기간 동안 변화하는 구성을 통해 앎의 형성에 작용하는 몸과 정보의 관계에 주목한다. 작가의 편집실이자 스튜디오와도 같은 전시장(Room 2)에서 관람객은 완성된 장면의 감상자에서 한 개인(작가)의 사유가 앎(작품)으로 형성되는 과정의 목격자인 동시에 앎의 생산을 돕는 행위자가 된다. <표해록>의 세 번째 신작 비디오 설치 <무제(2024)>는 미완결의 현재진행형인 채로 공개되며 작가가 2월 중순부터 3월까지 전시장에 상주하며 여러 창제작자들과 함께 워크숍 등을 통해 작품을 완성할 예정이다. 또 작가는 “전시는 일방적인 발표의 장이 아니라, 상대의 눈을 보며 대화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전시가 진행되면서 작품과 정보가 갱신되고 제작 과정이 노출 및 공유됨으로써 관객은 완성된 장면의 감상자에서 한 개인(작가)의 사유가 앎(작품)으로 형성되는 과정의 목격자인 동시에 창작 과정에 개입하는 행위자가 된다. 뿐만 아니라 <표해록> 연작을 통해 발표된 두 편의 비디오 작품인 <머리는 머리의 부분>(2021)과 국내에 최초 공개되는 <By Mary Jo Freshley 프레실리에 의(依)해>(2023)는 오직 2025년 2월부터 3월 초까지 마련된 스크리닝 프로그램에서만 감상할 수 있다. 또 다채로운 전시 연계 프로그램과 출판물을 통해 관람객들의 ‘앎에 대한 고찰’을 자극하고자 한다. 역사학자 정병준, 미술사학자 목수현, 미디어 역사학자 이용우가 이끄는 강연 프로그램은 김성환 작가의 작품과 그것이 배경 삼은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어린이, 청소년 및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전시장에는 출판물 '레슨북-Room 3'(가칭)이 제공된다. 작가가 <표해록>을 구성하는 방식, 즉 역사를 사고하는 방식을 출판의 형태로 제시한다. 또 이 출판물은 2025년 4월에 발간될 책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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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소: 風來水面時 풍래수면시>전

한국현대미술 대표 작가 이강소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전시 산업의 상징으로서 독자적인 추상회화의 전형을 이룩한 화가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이강소: 風來水面時 풍래수면시>를 지난 11월 1일(금)부터 2025년 4월 13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이강소(1943~)는 이미지의 인식과 지각에 관한 개념적인 실험을 지속해 온 한국 화단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전시명 “풍래수면시”는 ‘바람이 물을 스칠 때’라는 뜻으로 새로운 세계와 마주침으로써 깨달음을 얻은 의식의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송나라 성리학자 소옹(邵雍, 1011~1077년)의 시 ‘청야음(淸夜吟)’에서 따왔다. 이는 회화와 조각, 설치, 판화,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세계에 대한 서로 다른 인지 방식을 질문하고 지각에 관한 개념적인 실험을 지속해 온 작가의 예술세계를 함축한다. 이번 전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개념적 실험작업을 시도한 한국 대표 현대미술작가 이강소의 작품 세계 전반을 조명하고자 한다. 작가는 1970년대 신체제,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 서울비엔날레, 에꼴드서울 등 당시 현대미술운동에 참가하며 실험미술작업을 시작하였으며, 1974-1979년까지 대구현대미술제를 기획, 동료 작가들과 함께 서구의 미술사와 다른 한국현대미술 고유의 철학적, 미술적 태도를 찾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비디오, 판화, 영상 등으로 기존의 이미지에 대한 이해를 전복할 수 있는 매체 실험을 함께 진행하는 한편, 제9회 파리비엔날레(1975), 제2회 시드니비엔날레(1976), 제10회 도쿄국제판화비엔날레(1976), 제14회 상파울루비엔날레(1977) 등에 참여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 나갔다. 1980년대 이후에는 사유의 과정에 천착하며 회화작업에 몰두하였는데 끊임없이 변하는 대상의 속성과 이미지를 바라보는 사람들마다 다르게 해석하는 상황을 인식하여, 창작자의 의도를 최대한 배제한 그리기 실험을 지속해왔다. 작가는 1980년대 초 추상에서 시작하여 1980년대 후반 집, 배, 오리, 사슴의 등의 구상을 거쳐, 1990년대 이후 추상과 구상을 오가며 상상적 실재를 이야기하였고, 이는 2000년대 이후 글자와 추상의 경계를 교묘하게 이용한 작업 시리즈로 지속된다. 본 전시에 앞서 9월 2일(월)부터 서울관의 중심 공간인 서울박스에서 주요 설치작품 4점을 먼저 선보인 바 있다. 전시는 197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작가가 꾸준히 탐구해 온 두 가지 질문에 초점을 맞추었다. 첫 번째 질문은 창작자이자 세상을 만나는 주체로서 작가 자신의 인식에 대한 회의이다. 전시는 비디오, 이벤트와 같은 새로운 매체뿐만 아니라 회화, 판화, 조각 등의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며 창작자로서 작가의 의도적 행위를 내려놓고, 새로운 감각과 경험의 가능성을 작품에 담고자 노력하였던 작가의 궤적을 따라간다. 두 번째 질문은 작가와 관람객이 바라보는 대상에 대한 의문이다. 명동화랑에서 열린 첫 번째 개인전의 <소멸-화랑 내 선술집>(1973)에서부터 시작한 객관적인 현실과 그 현실을 재현한 이미지에 대한 작가의 의심은 텍스트와 오브제, 이미지를 오가며 실재와 가상의 경계에 질문을 던진다. 작가의 방법론은 직설적이고 이론적인 개념의 관철이 아니라 참여자이자 관찰자인 감상자에게 다양한 인지의 가능성을 제공함으로써, 단일한 세계가 아니라 멀티버스와 같이 무한히 뻗어 나가는 작품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그의 작업은 우리의 세계를 형성하는 다양한 경험과 기억 속에 단일한 진리는 없으며, 모든 것이 자신이 인식한 세상 속에서 가상의 시공간을 창조한다고 제안한다. 첫 번째 질문으로 시작하는 제 3전시실에서는 실험미술이 한창이던 1970년대 중반 이후 창작자로서 작가의 역할과 한계를 질문하던 시기의 작품들부터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서 새로운 매체를 처음 접한 후에도 지속된 작품들을 소개한다. 비디오 작업 <페인팅 78-1>(1978)과 누드 퍼포먼스 <페인팅 (이벤트 77-2)>(1977)는 각각 그리는 행위를 통해 오히려 작가 본인이 지워지거나, 작가의 몸에 묻은 물감을 지워내는 과정에서 회화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비디오 작업 <페인팅 78-1>(1978)과 연계하여 작가가 1977년 리화랑 옥상에서 유리에 칠을 하며 실험하였던 사진 작업이 처음 발굴되어 함께 출품된다. 이러한 ‘작가 지우기’의 노력은 실험미술 시기를 거친 후 지각하는 대상의 존재를 의심하며 표현하는 추상과 구상회화의 단계로 나아간다. 1980년대 초 추상적 드로잉을 시작, 미국 시기를 거치고 작가는 창작자의 의도대로 감상자가 작품을 해석하는데 회의를 느끼며 회화의 새로운 접근방식을 고민했다. 이런 고민은 감상자의 마음과 생각, 기억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이해될 수 있다는 작가적 태도로 발전하여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한 집, 배, 오리, 사슴 등의 구상 시리즈까지 선보인다. 창작의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집중하고, 관객이 자신의 경험과 인지 방식에 따라 작품을 해석하며 완성되는 열린 구조의 작업을 지향하는 작가의 작업 세계 전반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제 4전시실에서는 초기 작업부터 2000년대 회화에 이르기까지 바라보는 대상을 의심하며, 이미지와 실재의 관계를 고민하였던 이강소의 작업 세계를 살펴본다. 1960년대 후반, 서구 모더니즘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위미술을 시도하고자 하는 흐름이 한국 미술계에 등장할 때 이강소는 변화에 대한 욕망, 현실에 대한 허무감, 세계를 보는 비판적 시각 등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 도전했다. 작가가 활발히 활동했던 AG 그룹 시절의 지적, 철학적 탐구와 인지실험의 작품들과 초기작 <무제-7522>(1975/2018 재제작), <무제-76200>(1976), 특히 초기 주요 설치작 <근대 미술에 대하여 결별을 고함>(1971/2024 재제작) 등을 재제작하여 최초 공개한다. 또한 1974-1979년 이강소가 중심이 되어 전개되었던 대구현대미술제 등 현대미술의 어법을 확립하기 위해 미술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한 주요 작품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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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케이크보다 달콤한 스테디셀러 크리스마스 콘서트 YUHKI KURAMOTO & FRIENDS

크리스마스 시즌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콘서트 <크리스마스 콘서트-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이 올해도 12월 24일(오후 2시 30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선보인다. 첫 소절만 들어도 설레는 유키 구라모토의 명곡들을 풀 오케스트라의 환상적인 사운드로 들려준다. 오직 크리스마스에만 들을 수 있는 유키 구라모토만의 감미로운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도 관전 포인트다. 청아한 미성의 뮤지컬 스타 김환희 올해의 친구로 등장 유키 구라모토는 1999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된 첫 내한공연이 매진을 기록한 이후, 매년 내한공연에서 서울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가장 사랑받는 피아니스트로 자리잡았다. 더불어 2004년 일본 레코드대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2006년 6월에는 일본 음반 데뷔 20주년 전국 투어를 펼쳤다. 유키 구라모토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조수미, 신승훈 등 한국 음악가들과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2009년 3월과 11월에는 한국 공연 데뷔 10주년을, 2019년 공연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2009년부터 매년 전석 매진의 행렬을 이어오는 크리스마스 콘서트 <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청아한 미성에 에너지 넘치는 믿고 보는 뮤지컬 스타 김환희가 올해의 친구로 함께 한다. 김환희는 올해 뮤지컬 <하데스타운> <킹키부츠> <렌트> <넥스트 투 노멀> 주역으로 바쁜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고 <지킬 앤 하이드> 20주년 공연의 ‘뉴 루시’로 캐스팅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배우다. 특히 김환희는 2002-2024 <디즈니 인 콘서트> 출연으로도 주목받았다. 2019년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자신인상을 받았다. 디즈니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 1, 2편의 한국어 더빙에서 주인공 지젤의 노래 더빙을 맡아 가창했다. 김환희는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의 ‘How ‘Bout a Dance’, 뮤지컬 <멤피스>의 ‘Love Will Stand When All Else Falls’ 그리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A New Life’와 더불어 캐럴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과 ‘O Holy Night’ 등을 들려준다. 디토 오케스트라와 백윤학 지휘자 가세 이번 공연은 정통 클래식 연주뿐 아니라 <디즈니 인 콘서트>, <해리포터 필름 콘서트> 등의 무대에서도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젊고 유연한 디토 오케스트라와 백윤학 지휘자가 함께한다. 유키 구라모토의 크리스마스 콘서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달콤하고 로맨틱한 마법 같은 선물이 될 것이다. 지휘자 백윤학은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음악가로 서울과학고,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공학부 졸업 이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지휘전공 편입, 동 대학원 수료 후 도미해 커티스 음악원(관현악 지휘)과 템플대학교(오페라 코치)에서 공부했다. 롯데 콘서트홀 송년/제야 음악회, KBS를 통해 전국으로 방송된 새해맞이 음악회 ‘희망 창조, 코리아’에서 KBS 교향악단을 지휘했고 서울시향, 부산시향, 대구시향, 광주시향, 대전시향, 경북도향, 수원시향, 전주시향, 포항시향, 춘천시향, 군산시향, 부천시향, 서울페스타필하모닉, 프라임필하모닉,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 KNN 방송교향악단, TIMF 앙상블, 대구모던앙상블, 대구현대음악앙상블(DCMF), 디토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했다. 2008년 조직된 디토 오케스트라는 대한민국 대표 클래식 축제 디토 페스티벌의 상주 오케스트라 및 안양문화재단과 서초문화재단의 상주단체를 역임한 바 있으며, DMZ 평화콘서트, 크레디아 파크 콘서트 등 국내 대형 클래식 공연의 주요 단체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는 강동문화재단(강동아트센터) 상주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디토 오케스트라의 강점은 레퍼토리의 유연성과 젊은 에너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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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틱틱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서른, 그 순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뮤지컬 <렌트>의 천재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뮤지컬 <틱틱붐(tick, tick… Boom!)>이 11월 16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coex신한카드artium)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틱틱붐>은 예술에 대한 열정 속에서 치열하게, 불꽃처럼 살다가 요절한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뮤지컬로 극 속에서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고뇌하는 존의 모습은 실제 조나단 라슨의 모습 그 자체다. 1990년대 서른 살을 맞은 예술가의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그의 하루하루는 우리가 겪고 있는, 겪어 왔던 인생과 다르지 않다.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인 삶에서 갈등하는 나와 내 친구, 현대를 살아가는 바로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8명의 배우가 함께하는 2024 NEW <틱틱붐> 뮤지컬 <틱틱붐>은 1990년 오프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워크숍으로 처음 선보였다. 그 당시 1인극 버전이었던 이 작품은 2001년 3인극으로 재정비돼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2024년 14년만에 선보이는 신시컴퍼니 제작의 뮤지컬 <틱틱붐>은 존, 수잔, 마이클 외 5명의 앙상블까지 8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만난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존과 그의 여자 친구 수잔, 그리고 친구 마이클이 이끌고 5명의 앙상블은 음악의 화음과 드라마의 인물을 다양하게 보여주며 작품의 재미와 감동을 더해준다. 이 작품의 주인공 존은 섬세하고 깊은 감성과 폭발하는 에너지를 품고 있는 실력파 배우 배두훈, 장지후, 이해준이 맡았다. 존은 ‘유망한 젊은 작곡가’로 몇 년째 언급되고 있지만 현실은 낮엔 아르바이트, 밤엔 작품을 만드는 가난한 예술가다. 이 3명의 배우들은 서른 살 생일을 앞두고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나이 먹는 두려움과 불안을 가지고 있는 존을 과장되지 않게 담담하게, 하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로 그려낸다. 특히 이들은 110분 러닝타임 동안 퇴장 없이 복잡한 심리를 표현하는 것은 물론 11곡의 넘버를 소화한다. 뮤지컬 <렌트> 이후 약 9개월 만에 조나단 라슨의 작품 <틱틱붐>으로 뮤지컬 무대에 서는 배두훈은 “이 작품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독특하고 일반적이지 않다. 라슨의 작품은 볼수록 퍼즐처럼 잘 짜인 구조와 배치에 감탄하게 된다. 음악은 말할 필요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존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기도 하고 때로는 고민과 갈등을 주는 여자 친구 수잔 역에는 끼와 재능이 넘치는 방민아와 김수하가, 가장 친한 친구 마이클 역에는 탄탄한 실력으로 무대를 채우는 김대웅과 양희준이 열연한다. 이들은 수잔과 마이클 역 외에도 직장 상사, 존의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 가게 점원 등 다양한 역할로 분하며 조금은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에 웃음이라는 쉼을 넣어준다.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만날 2024 뮤지컬 <틱틱붐>은 다채로운 감정과 공감되는 이야기로 보는 이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할 것이다. 조나단 라슨의 작품에 특화된 창작진들 연출을 맡은 이지영은 신시컴퍼니 상주 연출로 올해 초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로 첫 단독 연출을 맡아 평단과 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녀는 20여년간 신시컴퍼니의 다양한 작품에 조연출로 참여하며 섬세하고 단단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고, 그 작품에는 조나단 라슨의 <틱틱붐>과<렌트>가 있었다. 음악감독을 맡은 오민영은 뮤지컬 <렌트>의 음악감독으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그는 2010년 이 작품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그 누구보다 조나단 라슨의 음악을 많이 듣고 공부한 감독으로 뮤지컬 <틱틱붐> 음악감독으로 섭외 1순위였다. 또 이지영 연출과 15년간 다양한 작품을 함께하며 쌓아온 두 사람의 케미는 작품을 더욱 밀도 있게 만들었다. 창의적이고 세련된 무대를 선보이는 최영은 무대 디자이너, 세심한 디테일로 드라마를 표현하는 임재덕조명 디자이너, 아이디어 넘치는 움직임과 안무로 풍성함을 더해줄 채현원 안무가, 최고의 퀄리티와 연극적인 사운드로 음악 장르에서 섭외 1순위 김기영 음향 디자이너, 탁월한 작품 해석 능력으로 인물의 비주얼을 책임질 김유선 분장디자이너, 홍문기 의상디자이너 외 이수경 영상 디자이너, 김상희 소품 디자이너가 함께하며 1990년 조나단 라슨의 꿈을, 2024년 우리들의 이야기로 선보인다. -11월 16일(토)~2025년 2월 2일(일) -화~금 7시 30분/토~일 2시, 6시 30분/월 공연 없음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coex신한카드artium) -러닝타임 110분(인터미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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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클래식 별들의 축제 ‘2024 STARS ON STAGE’

하나뿐인 클래식 별들의 축제가 시작된다. 2024년 12월,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음악가들이 특별한 실내악 무대를 펼친다. 용재 오닐, 장유진, 양인모, 문태국, 김한,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 화려한 송년의 밤 수놓다 우선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클래식 기악 독주 부문’ 수상자이자 올해 한국 솔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주축으로, 2016년 일본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자이자 현재 이스트만 음악대학 조교수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이 함께 한다. 더불어 2022년 제12회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이자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제1회 야노스 슈타커 상 수상 및 2014년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첼리스트 문태국, 그리고 2021년 관악주자 최초의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로 선정, 현재 파리국립오페라 최초 동양인 관악 부문 종신 수석으로서 활약 중인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이 실내악 멤버로 참여한다. 또 유연한 레퍼토리와 젊은 에너지를 지닌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함께하여 화려한 송년의 밤을 선보인다. 크레디아 창립 30주년 축하공연, 실내악의 진수 선사할 고품격 프로그램 선보이다 크레디아 창립 3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크레디아 소속의 젊은 음악가들이 마음을 모아 만든 이 무대는 클래식 실내악의 진수를 보여줄 섬세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공연의 첫 곡은 바흐의 음악에서 관현악의 기틀이 된 대표 작품이라 불리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중 마지막 곡인 제6번을 리처드 용재 오닐과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이어서 장유진, 양인모, 리처드 용재 오닐, 문태국이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3곡의 현악사중주곡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인 제1번을 선보이며, 클라리네티스트 김한까지 다섯 명의 솔리스트가 걸작으로 손꼽히는 브람스의 클리넷 오중주로 공연의 마지막을 완성하며 완벽한 실내악의 아름다움을 장식할 예정이다. 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다섯 명의 대한민국 클래식 스타들이 음악으로 교감할 이번 무대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실내악의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2024 스타즈 온 스테이지>는 12월 28일(토)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며, 12월 20일과 27일에는 부천시민회관에서, 21일에는 김해서부문화센터에서, 22일에는 인천중구문화회관에서 투어공연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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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게임, 증강현실 등 몰입형 체험영상작품 만나다

국립현대미술관·캐나다국립영상위원회 공동기획 <순간이동>전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한-캐나다 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해 캐나다국립영상위원회(NFB)와 공동기획한 <순간이동>전을 지난 10월 18일부터 내년 2월 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제7전시실과 미디어랩, 미술관 마당에서 개최한다. 20세기 초 경성의 활기찬 거리로 이동시키는 <구보, 경성 방랑> <순간이동>에 참여하는 8작가(팀)들은 서로 다른 기법을 실험하는 동시대의 국내외 예술가들로 권하윤, 김진아, 김경묵, 랜달 오키타, 리사 잭슨, 유태경은 VR 영화를, 제이슨 레그&더크 반 깅켈&조이 코가와는 게임을, 타일러 헤이건은 인터랙티브 웹 기반의 사진에세이를 제작하여 총 11점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에선 새로운 기술을 영상제작에 적극적으로 시도한 작가 4인이 참여한다. VR뿐 아니라 XR, AR로 영역을 확장, 몰입형 세계를 창조하는 김진아는 접촉과 이동이 금지된 팬데믹 시기 동안 제작한 <AR 소요산>, <XR 소요산>, <XR 아메리칸 타운> 등을 통해 관람객이 서 있는 공간과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공간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권하윤의 <구보, 경성 방랑>은 20세기 초 경성의 활기찬 거리로 관람자를 이동시킨다. 유태경의 <시네마틱 스크리닝: 근로의 끝에는 가난이 없다>는 지금은 사라진 종로의 극장 단성사의 내외부를 가상 공간 속에 재현하는데, 동시에 2명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김경묵의 <5.25제곱미터>는 양심적 병역 거부로 수형생활을 했던 자전적 경험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캐나다국립영상위원회와 공동제작에 참여한 캐나다 작가의 4점 작품도 소개된다. 영상에서의 실험성과 다양성, 포용성을 중시하는 위원회의 비전에 따라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와 사회의 문제를 다룬다. 랜달 오키타의 <거리의 책>과 이번 전시를 위해 함께 작업한 제이슨 레그와 더크 반 깅켈, 조이 코가와의 <록키 산맥의 동쪽>은 1940년대 캐나다계 일본인들이 겪었던 차별과 고난의 기억을 다룬다. 캐나다와 미국의 5대호 주변 지역에 살던 아니시아베계 작가 리사 잭슨은 <비다반: 첫 번째 불빛>을 통해 자연이 도시에 더 깊이 스며든 미래의 토론토를 가상의 공간 속에 시각화했다. 선주민과 유럽계 이민자 사이의 후손인 메티스계 타일러 헤이건은 <시밀카민 교차로>에서 컬럼비아 오카나건에 위치한 시밀카민 계곡 지역과 공동체를 둘러싼 갈등의 역사와 생존자의 증언을 들려준다. VR 작품 감상, 전시실 직원 안내에 따라 현장예약으로 진행 <순간이동>전시는 1930년대 초 근대도시 경성에서부터 1940년대 캐나다의 전쟁수용소, 1990년대 동두천의 밤거리에서 미래의 토론토 등 여러 다른 시공간으로 관람객을 ‘순간이동’시킨다. VR 작품 감상은 전시실에서 직원의 안내에 따라 현장 예약으로 진행되며 그외 다른 작품들은 별도의 예약 없이 현장 참여가 가능하다. 일부 작품은 현장에서 QR코드를 통해 앱을 다운받아 자신의 모바일에서 직접 감상도 가능하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과 캐나다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영상작품들로 한층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선사할 것”이라며 “사회적 주제에 대한 공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표현영역을 확장시킨 다양한 작가들을 만나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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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대학살의 신>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대표작 <대학살의 신>이 2024년, 완전히 새로운 캐스팅으로 돌아왔다. 5년 만에 돌아온 다섯 번째 시즌에는 김상경, 이희준(미셸 役), 신동미, 정연(베로니끄 役), 민영기, 조영규(알랭 役), 임강희(아네뜨 役) 등 매체와 무대 전방위에서 활약하고 있는 실력파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상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인간의 본성을 시니컬하면서도 코믹하게 풀어낸다. 12월 3일일부터 2025년 1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지식인들의 민낯 폭로하는 유쾌한 블랙코미디 연극<대학살의 신>은 11살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싸우다 한 소년의 치아 두 개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 때린 소년의 부모인 알랭(민영기, 조영규)과 아네뜨(임강희)가 맞은 소년의 부모인 미셸(김상경, 이희준)과 베로니끄(신동미, 정연)의 집을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자녀들의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모인 두 부부는 소파에 앉아 대화를 나눈다. 중산층 가정의 부부답게 고상하고 예의 바르게 시작되었던 그들의 만남은 대화를 거듭할수록 유치찬란한 설전으로 변질된다. 그들의 설전은 가해 아동 부부와 피해 아동 부부의 대립에서 엉뚱하게도 남편과 아내, 남자와 여자의 대립으로 이어지고 종국에는 눈물 섞인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게 된다. 한마디로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된 것이다. 두 부부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한 편의 시트콤을 보듯 폭소와 함께 바라보던 관객들은 어느덧 자기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민낯 그리고 교양이라는 가면 속에 가려져 있었던 인간 근본의 가식, 위선, 유치, 치사, 허상을 말이다. 토니 어워즈, 올리비에 어워즈, 권위 있는 시상식 올 킬 연극 <대학살의 신>은 지식인의 허상을 유쾌하고 통렬하게 꼬집는 작가로 유명한 야스미나 레자의 2008년 작품이다. 이 작품은 토니 어워즈(최우수 작품상, 연출상, 여우주연상), 올리비에 어워즈(최우수 코미디상) 등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의 상을 거머쥐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10년 국내 초연된 연극 <대학살의 신>은 대한민국 대표 시상식 대한민국연극대상(대상, 연출상, 여우주연상)과 동아연극상(여우주연상) 등 국내 권위있는 연극제 주요부문 상을 모두 휩쓸며 2010년 최대 화제작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2011년, 2017년, 2019년 4시즌동안 공연되었고 이번공연이 다섯번째 시즌이다. 2011년에는 조디 포스터, 케이트 윈슬렛 등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다. ALL NEW CAST! 더욱 새로워진 배우들 이번 시즌 처음으로 더블 캐스트로 진행되는 출연진에는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배우들이 모여, 매 공연마다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14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오는 배우 김상경과 최근 영화, 드라마, 무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약하고 있는 배우 이희준은 미셸이라는 인물을 통해 평화주의자인 척 하지만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가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똑똑한 척, 고상한 척하며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자 베로니끄 역에는 배우 신동미와 음악극 <섬:1933~2019>, 뮤지컬 <사의 찬미>, <광화문연가> 등으로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정연이 분한다. 연극 <2시 22분-A GHOST STORY>, <분장실>, <리차드3세>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임강희는 우아하면서도 속을 알 수 없는 아네뜨를 연기한다. 아네뜨의 남편인 까칠한 속물 변호사 알랭 역에는 뮤지컬 배우 민영기와 1995년 연극 <파우스트>로 데뷔해 현재 영화, 드라마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극 배우 조영규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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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순 컬렉션 <일어서는 삶>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 8월 29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서소문본관 2층 전시실에서 한국 여성미술의 궤적을 그려보는 김인순 컬렉션 <일어서는 삶>을 진행한다. 이 전시는 한국 여성사에 뿌리를 둔 김인순 작가의 예술세계가 재조명될 뿐만 아니라, 한국 여성미술의 흐름과 맥락에 대한 미술사적 발굴과 함께 새로운 관점들이 논의될 수 있기를 고대하며 기획되었다. ‘여성이란 이름으로’ 등 3개 섹션으로 구성 전시 제목 ‘일어서는 삶’은 가부장적 제도를 비판하고 가정과 사회에서 억눌린 여성의 삶이 자유롭게 해방될 때 생명으로 가득한 인류의 밝은 미래가 도래할 수 있다는 작가의 여성주의적 시선을 담았다. 김인순 작가가 2020년 기증한 작품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작가가 화업에서 천착한 여성이라는 주제를 ‘여성이란 이름으로’, ‘움켜지는 아름다움’, ‘생명, 빛의 여정으로’ 등 3개 섹션으로 구성하였으며, 대표작 20점과 아카이브 150여 점이 선보인다. 그중 걸개그림 2점은 여성해방운동을 예술로 실천한 그림패 둥지(1987-89)가 공동 창작한 작품이다. 첫 번째 섹션 ‘여성이란 이름으로’는 가부장적 현실에서 변화를 이끌기 위해 가정과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여성의 힘에 주목한 <여와 남, 1987>, <엄마의 대지, 1994> 등이 출품된다. 두 번째 섹션 ‘움켜쥐는 아름다움’은 역경에 맞서 결실을 이룬 여성들과 회복하는 생명성을 은유하는 <땅에는 천의 여성이, 2004> 등이 전시된다. 마지막 세 번째 섹션 ‘생명, 빛의 여정으로’에서는 잉태의 인류적 기쁨을 민족미술 형식으로 담아낸 <태몽> 시리즈로 구성된다. 전시연계 프로그램으로 김인순 작가의 여성주의 미술과 여성미술연구회 활동의 의미를 미술사적으로 다시 살펴보는 콜로키움 <김인순, 한국 여성미술의 궤적을 그리다>를 10월 25일 (금) 세마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김인순은 남성의 권위주의를 고발하고 가부장제를 비판하는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단초를 마련했다. <여와 남>은 나체의 여성과 남성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다소 키가 크고 어깨도 더 넓게 묘사되었다. 여성의 팔이 남성 앞에 있는 것으로 보아 여성이 조금 앞에 서 있는 듯하다. 경직된 자세로 불편한 심기가 드러나는 남성과 그를 뻣뻣한 자세로 곁눈질하며 노려보는 여성 사이에 긴장감이 느껴진다. 김인순은 “근본적으로 여자를 앞세워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남성이 우선시되는 가부장적 현실을 반전시켜 여성이 앞서 있는 모습을 그렸다고 한다. 이를 통해 남성과 여성 간 위계질서에 도전하고 주체적인 여성을 재현하고자 했다. 1985년 뉴욕의 화랑가에서 영향받은 밝은 색채와 자유로운 분위기의 과감한 구도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땅에는 천의 여성이>는 수북이 쌓인 마른 낙엽 위에 다양한 여성의 모습이 등장하고 그 사이로 작은 야생화와 풀들이 움튼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중앙에는 작가가 관매도에서 만난 할머니가 있다. 작가는 밭을 일구며 자식을 걱정하는 그 모습에서 생명을 생산하고 길러내는 인류의 어머니를 느꼈다. 왼쪽 방향으로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해방춤을 추었던 무용가 이애주, 엄마 노동자이자 피코노동조합 사무장 홍성애, 전통복을 입고 춤추는 인물, 위안부 피해 여성 모습이 보인다. 김인순은 이들의 모습을 땅 위에 중첩함으로써, 수많은 여성의 희생과 헌신이 터가 되어 메마른 땅에서 새로운 생명이 싹트고 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04년 ‘땅·물·살-중심의 동요’를 주제로 개최된 <조국의 산하>에 출품되었다. 중심을 동요하게 하는 주변 존재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 이 전시에서 김인순은 중심의 바깥에 위치하지만, 생명을 생산하는 강인한 힘을 지닌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땅과 함께 제시하고자 했다. 한국 여성의 사회적 현실 예술로 표현 작가 김인순(金仁順, 1941-)은 한국 여성주의 미술가다. 사회를 반영하는 리얼리즘 미학과 현실주의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 작가는 한국 여성의 사회적 현실을 예술로 표현했다. 그는 여성해방운동을 실천하면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여성의 시대적 가치를 탐색했다. 나아가 여성이 가진 긍정의 힘과 생명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한국의 자생적 여성미술을 민족적 조형언어로 구축하고자 했다. 2020년 김인순 작가는 한국 여성주의 미술 연구와 미술사적 기록 보존을 위해 양평 작업실에 있는 작품 106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기증 작품은 작가 본인의 작품 96점과 1980-90년대 여성미술 운동을 실천한 여성미술연구회(여성미술분과, 1986-95), 그림패 둥지(1987-89), 노동미술위원회(1990-92) 등이 공동 제작한 걸개그림 10점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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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탄생 100주년 기념 기획전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

서울시립미술관은 천경자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기획전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을 지난 8월 8일(목)부터 11월 17일(일)까지 서소문 본관 3층에서 진행한다. 천 화백과 동시대 한국 여성작가 23인의 삶과 작품세계 전시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은 천경자 작가와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동료, 제자 등 여성 작가 23인의 작품세계를 일제강점기, 한국 전쟁 등 시대적 배경과 함께 살펴보고 한국화 혹은 동양화의 관습적 구분을 초월하고자 했던 천경자 화백의 현대적 정신이 어떻게 미술계와 후대에 깊은 영향을 주었는지를 조명한다. 전시는 광복 이후 왜색 탈피, 전통의 계승, 민족의식 반영 등 동양 화단에 부과된 과제 및 가사와 양육을 병행해야 했던 ‘여류 동양화가’가 어떤 방식으로 보수적이고 정형화된 <국전> 양식에서 벗어나 각기 다른 조형언어로 자기 삶과 긴밀하게 연결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작가’로 자리매김했는지 그 과정을 살펴본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 미술사적 맥락 안에서 당시 동양 화단을 살펴보기 위해 일제강점기 교육기관과 <조선미술전람회(1922-1944)>, 광복 이후의 교육기관과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의 전개 및 그 외 단체활동과 업적을 연구하여 각 작가 연보와 작품 변화에 대한 상세한 정리를 제공한다. 작가 연보는 천경자 작가의 도록, 신문기사, 논문, 자서전뿐만 아니라 참여작가 22인의 기사, 구술 채록, 도록과 팸플릿, 작가와 유족 인터뷰를 참조하여 작성되었다.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은 23명의 작가가 살아온 시대의 정치·사회적 변화와 제도가 작가의 삶과 작품에 미친 영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총 5개의 전시실에 걸쳐 구성된다. 대작 <꽃과 병사와 포성> 최초 공개 1전시실은 ‘격변의 시대’다. 일제강점기부터 6월 민주항쟁까지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그림을 의지하며 이를 위로 삼아 고단한 삶을 기꺼이 살아낸 여성 작가들이 어떻게 사회와 자신의 삶을 작품에 반영해 왔는지 살펴본다. 천경자 작가가 1972년 베트남전쟁 중인 베트남에 종군 화가로 가서 스케치해 완성한 284×185㎝ 크기의 보기 드문 대작 <꽃과 병사와 포성, 1972>을 최초로 대중에게 선보인다. 격변의 시대를 전통춤의 형상으로 풀어낸 장상의의 <다시래기>, <번뇌>, 4·19 혁명 시 희생된 사람의 넋을 위로하는 문은희의 <무제(4·19혁명)>, 독도문화의병대로 독도를 주제로 한 <공(空)-독도>와 일제강점기에 시작돼 군사 독재 시기에 재개된 교련수업을 주제로 한 이숙자의 <캠퍼스 훈련생>등이 전시된다. 2전시실은 ‘사회와 미술제도Ⅰ 일제강점기(1910-1945), 교육기관과 <조선미술전람회>’로 꾸며졌다. 일제가 문화정치 일환으로 마련한 조선미전(1922-1944)의 전개 과정과 심사위원, 그리고 여성 동양화가의 수상 작가와 작품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또 이들이 그림을 배웠던 이상범의 청전화숙, 김은호의 낙청헌, 도쿄의 여자미술전문학교 연혁과 수업내용을 선보이며 당시 동양화의 경향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 천경자의 제22회 <조선 미전, 1943> 입선작인 <조부상>과 같은 시기 박래현의 <부인상, 1942>, <소녀, 1942>, 이보다 앞서 <조선미전> 최다 수상자인 정찬영의 <공작도, 1937>를 선보인다. 이에 더해 1929년부터 1944년에 이르기까지 정찬영, 이현옥, 정용희, 배정례, 박래현, 천경자의 <조선 미전>수상작 자료 전체를 보여준다. 3전시실은 ‘사회와 미술제도Ⅱ 광복 이후, 교육 기관과 <대한민국미술전람회>’다. 광복 이후 미술대학이 설립되면서 작가들이 수학한 대학으로 이화여자대학교, 홍익대학교, 서울대학교, 서라벌예술대학, 수도여자사범대학의 교육체계와 교수진을 통해 당시 미술교육과 작품 경향, 그리고 <국전>과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1948년 정부 수립 후 우리나라 미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창설된 <국전>의 정치 사회적 변화에 따른 제도변화, 심사위원, 수상 작가와 작품을 통해 당시 동양화의 전형적인 경향을 살펴본다. 박래현의 <회고, 1957, 무감사 입선>, 원문자의 <무리, 1964, 입선>와 <칠면조>, 이인실의 <추교(秋郊), 1965, 문교부장관상>, 문은희의 <작품, 1971, 입선>, 심경자의 <반야경, 1972, 특선>, 오낭자의 <여일(麗日), 1977, 입선>, 이숙자의 <고찰, 1979, 특선>, 장상의의 <마의, 1980, 특선>, 송수련의 <관조-념, 1980, 특선>, 이화자의 <염, 1981, 입선> 등 <국전>수상작과 관련 자료를 대거 선보인다. <옷감집 나들이> 최초 공개, 대표작 <초원> 등 9점 전시 4전시실은 ‘동양화 단체’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에 결성된 다양한 동양화 단체의 창립 목적, 활동, 업적을 통해 작가들이 어떻게 동양화에서 시작해 작품세계를 확장해 왔는지 보여준다. 5전시실은 ‘여성 삶 예술’이다. 참여 작가의 대표작품과 작가 연보, 작품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를 전시해, 비슷한 소재와 기법의 그림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이룬 작품을 선보인다. 대중에게 최초로 선보이는 천경자의 <옷감집 나들이, 1950년대 초>, <생태> 이후 다시 뱀을 주제로 한 그림이자 <한국동양화유럽순회전>에 출품되어 프랑스 ‘르 피가로>에서 호평 받은 <향미사, 1969>, 1978년 열흘간 4만 명의 관람객이 몰렸던 개인전에 출품된 대표작 <초원, 1973> 등 각 시기별 주요 작품 9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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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 파크콘서트 with 고잉홈프로젝트 ‘랩소디 인 블루’

경이롭고도 열정적이며 한계가 없는 기교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9월, 푸른 잔디 위에서 고잉홈프로젝트와 함께 파크콘서트 무대에 나선다. 이번 ‘손열음 파크콘서트’는 조수미(2011년, 2013년, 2018년), 정명훈(2015년), 장사익(2017년), 요요 마(2019년)를 잇는 거장 시리즈의 다섯 번째 무대이자, 손열음이 한국에서 헤드라이너로 나서는 첫 번째 파크콘서트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 대표 피아니스트이자 한국인이 사랑하는 음악가 손열음이 고잉홈프로젝트와 선사하는 꿈 같은 음악여행 손열음은 모차르트, 라흐마니노프, 슈만, 베토벤 등의 클래식 작곡가들의 작품들부터 현대 음악이나 카푸스틴, 거슈윈 등 재즈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음악 세계를 보여주는 피아니스트이다. 동시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참신한 기획들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 손열음은 연주자이자 기획자로서 그녀가 지닌 매력과 역량을 최대한으로 선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직접 구성했다. 손열음은 직접 협연하는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뿐 아니라 그녀가 직접 탄생시키고 조직한 고잉홈프로젝트의 음악가들이 플루트, 바순, 클라리넷 협주곡을 각각 협연할 예정으로 야외 음악회에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곡들을 준비했다. 실제로 손열음은 파크콘서트의 성격에 맞추어 유명 곡들과 친숙하지만 상대적으로 잘 연주되지 않는 곡들을 고루 선곡했다고 말하며, 레퍼토리의 다양성에 중점을 두었다고 했다. 모차르트, 니노 로타, 거슈윈까지 피아노, 플루트, 바순, 클라리넷 협주곡에 이르는 협주곡의 밤 해질녘 시작되는 1부 공연의 테마는 모차르트이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으로 활기차게 시작한 후, 손열음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유명한 악장인 21번 중 2악장 안단테를, 조성현이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 2번의 3악장을 연주한다. 그리고 유성권이 니노 로타의 바순 협주곡을 연주하며 2부의 예고를 알린다. 2부 공연은 하차투리안, 아티 쇼, 거슈윈 등 20세기 음악가들의 곡들로 꾸려지며, 재즈풍의 곡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조인혁이 협연하고 손열음이 오케스트라 안의 피아노 연주자로도 참여하는 스윙의 왕, 아티 쇼의 클라리넷 협주곡이 끝나면, 손열음이 올해로 작곡 100주년을 맞이한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로 음악의 판타지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환상적인 밤을 선사할 예정이다. 2022년 손열음에 의해 조직된 오케스트라인 고잉홈프로젝트는 10여 개국 전 세계 50여 개 교향악단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실력파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오케스트라로, 다양한 레퍼토리, 폭발적인 에너지와 완벽한 호흡으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2024년 9월,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3일간 열리는 클래식 음악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손열음 파크콘서트. 초가을 저녁 야외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분위기에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낼 환상적인 하모니가 더해져 관객들에게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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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통해 동시대 한국 현대 건축과 주거 문화 조망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전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전을 지난 7월 19일부터 2025년 2월 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가족제도와 생활양식 변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58채의 주택 소개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은 기본 거주 단위인 ‘집’을 통해 2000년 이후 동시대 한국 현대 건축과 주거 문화를 사회문화적 맥락으로 조망하는 전시다. ‘개인과 사회, 장소, 시간’을 주요 주제로 도시 속 다양한 주거 방식과 미학적 삶의 형식을 발굴하고 조명한다. 전시에는 30명(팀) 건축가의 58채 단독, 공동주택이 소개된다. 전시에 참여하는 건축가는 승효상, 조민석, 조병수, 최욱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성 건축가부터 양수인, 조재원 등 중진, 그리고 비유에스, 오헤제건축 등 젊은 건축가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다. 이들은 집을 통해 가족 구성원 및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기후위기 등 점점 빠르게 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질문한다. 특히 ‘아파트 공화국’이라고도 불리는 한국 사회에서 대안적 선택으로 자리 잡은 집들을 통해 삶의 능동적 태도가 만든 미학적 가치와 건축의 공적 역할을 전달하고자 한다. 전시는 건축가와 거주자의 작품과 자료로 구성된 관람 중심의 2전시실과 이를 워크숍, 영화, 강연 등으로 확장하는 참여형 공간의 1전시실로 구성되며 ‘선언하는 집’, ‘가족을 재정의하는 집’, ‘관계 맺는 집’, ‘펼쳐진 집’, ‘작은 집과 고친 집’, ‘잠시 머무는 집’ 등 총 6개 주제로 58채 집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시장에는 건축가의 설계과정을 살펴보는 건축자료, 건축주의 삶의 흔적이 담긴 생활 자료와 함께 영상과 모형 등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선언하는 집’은 공간개념과 형식을 강조하는 집이다. 집 내외부의 공간 경험을 극대화하고 건축 요소들이 일상 활동에 집중하기보다 심미적인 측면에 맞춘 특징을 드러낸다. <수백당>(승효상, 1999-2000), <땅집>(조병수, 2009), <축대가 있는 집>(최욱, 2006-2022), <베이스캠프 마운틴>(김광수, 2004) 등을 살펴본다. ‘가족을 재정의하는 집’은 가족의 규범이었던 4인 가족 형태를 벗어나 새로운 반려 개념을 재구성하는 집에 관한 이야기다. <홍은동 남녀하우스>(에이오에이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2018), <고개집>(양수인, 2016), <정릉주택 & 지하서재>(조남호, 2018), <맹그로브 숭인>(조성익, 2020) 등 가족이 해체되고 있는 요즘 사람이 아닌 동·식물과 함께 사는 집, 3대가 함께 사는 집, 1인 가구를 위한 집들을 소개한다. ‘관계 맺는 집’은 새로운 사회적 공동체를 상상하는 집에 관한 이야기로 더불어 살아가는 집짓기 실천에 주목한다. <대구 앞산주택>(김대균, 2008), <써드플레이스 홍은 1-8>(박창현, 2020-2024), <이우집>(박지현+조성학, 2023) 등 단독주택이지만 그 안에 회합의 장소가 있는 집, 타인과 공유하는 집을 들여다본다. ‘펼쳐진 집’은 시골의 자원과 장소성에 대응하는 집에 관한 이야기다. 농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집짓기 사례들을 통해 과거 전원주택으로 대표되었던 시골 집짓기의 변화를 살펴본다. <목천의 세 집>(이해든+최재필, 2018), <와촌리 창고 주택>(정현아, 2012), <볼트 하우스>(이소정+곽상준, 2017), <아홉칸집>(나은중+유소래, 2017) 등이 소개된다. ‘작은 집과 고친 집’은 도시의 한정된 자원과 장소성에 대응하는 집이다. 대규모로 조성된 신도시 필지가 아니라 도심 속 독특한 형태의 땅을 찾아 올린 집부터 오래된 집을 고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픽셀 하우스>(조민석, 2003), <얇디얇은 집>(안기현+신민재, 2018), <쓸모의 발견>(박지현+조성학, 2018), <Y 하우스 리노베이션-만휴당>(서승모, 2019) 등이다. ‘잠시 머무는 집’은 생의 주기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주거의 시간성을 논의한다. <여인숙>(임태병, 2020), <뜬 니은자 집>(조재원, 2010), <고산집>(이창규+강정윤, 2017) 등 일상과 여가의 중간 지대에서 잠시 머무는 숙박 시설 및 최근 한국 사회의 주요 공간 소비 장소로 떠오른 ‘스테이’와 주말 주택을 소개한다. 워크숍, 영화 상영, 강연 등 풍부한 연계 프로그램 진행 전시 감상의 폭을 넓히기 위한 워크숍, 영화 상영, 강연 등 풍부한 연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워크숍 ‘건축학교’는 상설 워크숍과 어린이 건축학교로 구성된다. 상설 워크숍은 전시 출품작인 <아홉칸집>, <베이스캠프 마운틴>, <얇디얇은 집>의 건축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축소 재현된 집의 내부를 탐색하고 수직 동선을 단면도에 표시하는 등 건축의 개념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린이 건축학교는 강사와 함께하는 초등학교 3-6학년 대상 특별 프로그램으로 9월까지 진행된다. 이외에도 전시실 중앙에 마련된 가변 극장에서 6개의 주제로 구성된 단편 영화 및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는‘주말극장’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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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대만 순회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이래 최초 서예 단독 기획전 대만 순회 한국 근현대 서단의 흐름과 한국서예의 발전과정 총망라 전시 연계 국제포럼 <아시아의 서(書) 예술: 근대와 현대의 경계> 개최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지난 2020년 큰 호응을 받았던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을 대만타오위엔시립미술관과 공동주최로 6일(토)부터 10월 21일(월)까지 순회 개최한다. 순회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이 2020년 코로나19로 사상 최초 온라인 개막했던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을 대만타오위엔시립미술관 관계자들이 온라인으로 접하고 즉시 전시 초청을 제안하여 성사되었다. 이전까지 교류가 없었던 양 기관이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MMCA TV) 온라인 전시 영상을 통해 인연을 맺고 공동주최 전시를 개최하게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전시는 대만타오위엔시립미술관에 위치한 대만 유일의 서법(서예)관 ‘형산서법예술관’에서 개최되는 첫 대규모 한국서예전이다. 한국 근현대 미술에서 서예가 담당하고 있는 역할과 의미를 조망하고 한국 근현대 서예 대표작들을 대만에 최초 소개하는데 의미가 있다. 해방 후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한국 1세대 근현대 서예가 10인의 작품을 비롯하여 총 37인의 서예, 전각, 회화, 미디어아트 등 작품 90여 점을 선보인다. 2000년대 전후 나타난 현대서예와 디자인서예 등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는 서예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특히, 서예와 다른 미술 장르와의 관계를 풀어내며 미술관에서‘서(書)’가 전시되는 의미를 전달한다. 2020년 덕수궁관에서 개최된 전시 대비 한글서예의 비중을 확대하여 24점을 새로 선보인다. 소전 손재형의 <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와 여초 김응현의 <광개토대왕비 임서> 등 한국의 역사와 함께 글씨를 대만에 소개하며 특히 한글서예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고자 한다. 전시는 ‘글씨가 그 사람이다: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 ‘다시, 서예: 현대서예의 실험과 파격’, ‘서예를 그리다 그림을 쓰다’, ‘디자인을 입다 일상을 품다’ 등 4개 주제로 구성된다. 1부 ‘글씨가 그 사람이다: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에서는 한국 1세대 근현대 서예가 10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통 서예에서 변화된 근대 이후 서예 문화의 변화 양상을 살펴본다. 10인의 작가는 손재형, 현중화 등으로 대부분 오체(五體: 전篆·예隷·해楷·행行·초草)에 능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등 격동기를 거치며 ‘서예의 현대화’에 앞장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립한 인물들이다. 각자 자신이 살아온 행보와 성정을 반영하여 자신만의 특장을 서예로 발휘해 온 이들의 작품을 통해서 ‘글씨가 그 사람’임을 알 수 있다. 2부 ‘다시, 서예: 현대서예의 실험과 파격’에선 국전 1세대들에게서 서예 교육을 받았던 2세대 이후의 작품을 중심으로 현대서예의 새로운 창신과 실험을 살펴본다. 권창륜, 박원규, 황석봉을 비롯하여 서예의 다양화와 개성화가 시작된 현대 서단에서 서예의 확장성과 예술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전통서예가 문장과 서예의 일체를 기본으로 하는 반면, 현대서예는 문장의 내용이나 문자의 가독성보다는 서예적 이미지에 집중함으로써 ‘읽는 서예’가 아닌 ‘보는 서예’로서의 기능을 더 중시한다. 이는 오늘날 현대미술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타 장르와 소통하고 융합하는 순수예술로서의 서예를 보여준다. 3부 ‘서예를 그리다 그림을 쓰다’에서는 서예가 회화나 조각 등 다른 장르에 미친 영향들을 살펴봄으로써 미술관에서 ‘서(書)’를 조명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서예가 또 다른 형태의 미술임을 말하고자 한다. 2개의 소주제 ‘문자추상’과 ‘서체추상’으로 나눠 현대미술과 서예의 관계를 이우환, 이강소 등의 작품을 비롯하여 총체적으로 살펴본다. ‘문자추상’에서는 서예의 결구(結構)와 장법(章法)을 기반으로 구축된 문자적 요소가 각각의 화면 안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표출되었는지를 검토한다. ‘서체추상’에서는 서예의 모필(毛筆)이 갖고 있는 선질(線質)과 지속완급, 리듬, 기(氣) 등의 특질들이 작품에서 어떻게 발현, 반영되었는지를 확인한다. 4부 ‘디자인을 입다 일상을 품다’는 김종건, 이상현 등의 작품을 통해 디자인을 입은 서예의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일상에서의 서예 문화, 현대 사회속의 문자에 주목한다. ‘손 글씨를 이용하여 구현하는 감성적인 시각예술’로 서예 영역의 확장을 보여주는 캘리그래피(calligraphy)와 가독성을 높이거나 보기 좋게 디자인한 문자를 일컫는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는 실용성과 예술성을 내포하며 상용되고 있다. 한편 6일(토)에는 김이순(전 홍익대 교수), 김현권(대구간송미술관 학예실장), 문정희(대만국립타이난대학교 부교수), Shen Yu-Chang(대만국립타이난대학교 조교수), Huang Bo-hao(대만국립타이베이교육대학 조교수) 등 한국과 대만의 연구자 5인이 함께하는 전시연계 국제포럼 ‘아시아의 서(書) 예술: 근대와 현대의 경계(亞洲「書」藝術:現代與當代的交匯)’가 분관인 타오위엔아동미술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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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테너 이동규 리사이틀 <Dream Quilter: 꿈을 누비는 자>

카운터테너 이동규 리사이틀 <Dream Quilter : 꿈을 누비는 자>는 8월 28일(수)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카운터테너에 대한 선입견을 바꿔놓은, <팬텀싱어 4>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유일무이한 카운터테너” 가느다란 현의 울림처럼 섬세하고 유려한 감정 표현과 역동적인 창법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으로 정평 난 카운터테너 이동규는 ‘파리넬리의 환생’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다양한 해외 활동을 통해 최정상급 카운터테너로 발돋움했다. 그는 독학으로 카운터테너에 입문, 스페인 비냐스 국제 콩쿠르 우승, 영국 BBC 카디프 콘서트 II 우승, 뉴욕 조지 런던 콩쿠르 우승 등 전 세계 콩쿠르를 휩쓸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이후 비엔나 국민 오페라단, 함부르크 국립 오페라단,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 오페라단, 이태리 밀라노의 라스칼라 오페라 등 세계 최정상 오페라 무대의 주역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동규는 2023년 한국의 오디션 TV 프로그램인 JTBC <팬텀싱어 4>에 참여해 월드클래스 오페라 가수로서의 음악성과 인간적인 면모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테너 4인으로 구성된 ‘포르테나’의 멤버로 준우승을 차지해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워너클래식 데뷔 앨범 발매 기념 리사이틀 퍼셀, 비발디, 헨델, 레플러, 바일 등 이동규의 음악 인생을 관통하는 곡들로 전하는 꿈의 노래 그의 세 번째 솔로 음반이자 워너클래식 데뷔 앨범인 <Dream Quilter : 꿈을 누비는 자> 발매를 기념하는 이번 리사이틀은 ‘꿈’을 테마로 한 여섯 가지의 챕터 Resounding Dreams with Purcell, Sacred Dreams with Vivaldi, Dramatic Dreams with Handel, Romantic Dreams in France, Nightmares, Groovy Dreams with Kurt Weill을 선보인다. 각 챕터의 레퍼토리들은 바로크 작곡가들부터 현대 작곡가까지 다양한 작품을 포함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음악가로서의 그의 삶의 모토를 그린다. 한편 이번 리사이틀에는 그가 속한 그룹 <포르테나>에서 같은 카운터테너이자 낮은 음역대를 맡고 있는 콘트랄토 오스틴 킴이 출연해 이색적인 하모니를 선보이며 리코더 연주자이자 폭넓은 레퍼토리로 주목받는 지휘자 권민석이 음악감독으로 이끄는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수아레 무지칼레’와의 협업으로 다양한 레퍼토리만큼 다채로운 사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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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 세계적 건축 거장 노먼 포스터와 그의 자회사 포스터+파트너스 주요 프로젝트

지난 4월 25일부터 7월 21일까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는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 전시는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파트너스의 주요 미술관, 박물관을 비롯한 공공 프로젝트를 조명하고 1960년대부터 이어져온 지속가능성의 개념을 담은 철학과 미래 건축에 대한 사유를 소개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ESG정책 수립과 연결 지으며 향후 미술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사유를 보여주는 해외 거장 건축가로 노먼 포스터를 선정했다.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파트너스의 비전을 통해 문화예술 공공건축이 요구하는 동시대적 역할과 범위를 함께 고찰한다. 아시아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이 전시에는 건축 모형, 드로잉, 영상, 아카이브 등 300여 점으로 구성된 대표 프로젝트 50건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미래긍정(Future Positive)’은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파트너스의 건축철학을 가장 잘 함축하는 표현으로 미래를 향한 이들의 지향점을 총 다섯 개의 섹션 구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유 사회 전반에서 발현되는 ‘지속가능’에 대한 제고와 실천에 대한 고민은 여전한 현재진행형 화두이지만 노먼 포스터는 이미 1960년대부터 건축과 그것을 둘러싼 광범위한 영역들을 설계함에 있어 지속가능성을 꾸준히 고민해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그는 최소의 자원으로 최대의 결과를 구현하고자 했던 친환경 건축의 선구자이자 발명가이며 미래학자인 벅민스터 풀러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기술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공유하고 밀접하게 소통했다. 현재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거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의 건축언어는 특히 오랜 역사를 가진 건축물에 현대적 해석으로 조화를 더한 ‘레트로핏’ 접근을 통해 극대화된다. 대표작으로 런던 영국박물관의 대중정, 뉴욕의 허스트 타워, 독일 국회의사당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같은 근대와 현대, 과거와 현재의 만남은 새로운 건축환경으로 사용자 경험을 이끌면서 공공 건축의 개념을 넓힌다. 건축물을 확장하고 개조하는 행위는 더 넓은 맥락에 반응하는 문화적인 공간을 만드는 일임과 동시에 역사의 생명력을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연장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이들에게 있어 ‘레트로핏’은 옛것에 단순히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조심스럽고 정교하게, 그러나 혁신적으로 역사를 재해석하고 현재와 교차, 결합하면서 물리적인 건축을 넘어 하나의 ‘장소’를 재창조하는 것이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기술 미국 애플 파크, 홍콩상하이은행, 영국 블룸버그 본사, 아부다비 마스다르 시티와 같은 랜드마크 건축에는 독보적인 외형만큼이나 최첨단으로 설계된 기술력이 응축돼 있다. 고도의 기술이 가미된 실험적이고 앞선 형태의 건축은 사회적 소명을 담은 총체적인 사고에 근간을 둔다. 중동 지역에 위치한 자이드 국립 박물관이나 마스다르 시티 프로젝트는 해당 지역의 문화는 물론 특정적인 기후환경에 대한 다층적인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아부다비 지역의 극한 기후환경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에어컨이나 공조 시스템 없이 건물이 자체적으로 원활한 공기 순환을 유도하는 공기역학적 설계는 지속가능한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과제에 기반한 결과다. 공공을 위한 장소 만들기 사용자 경험을 앞세운 포스터+파트너스의 건축철학은 단일 건축물에 그치지 않는다. 디자인의 사명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회, 경제, 환경 문제를 하나의 통합 과제로써 아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은 자연채광 유입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 확보는 물론이고, ‘공항’에 대한 인식 자체를 탈바꿈시킨 대표적 사례다. 런던 트라팔가 광장, 홍콩 서구룡 문화지구, 프랑스의 마르세유 구 항구 설계 등을 통해선 열린 공간 안에서 서로가 어떻게 연결되고 관계를 확장해나갈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버려지거나 상실되었던 공간의 재생을 통해 새로운 공공장소를 조성하는 일은 많은 경우 단편적이거나 파편화되는 도시 구조에 일관성을 부여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이는 단일 건물의 디자인을 넘어 도시 삶의 전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래건축 건축에 대한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파트너스의 시점은 이미 현재가 아닌 미래에 닿아있다. 지구 밖 행성에서의 삶을 상상하면서 유럽우주국(ESA),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협업한 달 거주지 프로젝트(2012), 화성 거주지 프로젝트(2015)는 모두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에 실행되었다. 재료 과학자, 시스템 분석가, 사회 인류학자, 수학자, 구조 및 환경 공학자, 건축가 등 다양한 팀으로 구성된 다학제적 연구와 삶의 가치를 위한 디자인 철학은 단순히 미래지향적이거나 기술예찬론으로 집중되는 것이 아닌 사용자의 경험으로 향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인류가 삶을 영위하고 다양한 생명종이 공생하는 세계를 위한 새로운 방식에 대한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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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관한 서정성과 사실적 표현을 탐구하다 <MMCA 기증작품전: 1960-1970년대 구상회화>

이건희컬렉션 104점 포함, 모두의 문화예술 향유 돕는 ‘기증’의 의미 되새겨 국립현대미술관은 <MMCA 기증작품전: 1960-1970년대 구상회화>를 지난 5월 21일부터 9월 2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MMCA 기증작품전: 1960-1970년대 구상회화>는 최근 5년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작품 가운데 한국 화단의 형성과 성장에 자양분이 된 1960-70년대 구상회화를 재조명한다. 이병규, 도상봉, 박수근 등 국내 작가 33명 150여점 출품 1960년대 이후 추상화가 한국 현대미술의 대세가 되면서 아카데믹한 그림은 구시대의 미술로 여겨지거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추상회화의 연쇄적인 파상에 밀리면서도 구상회화의 영역에서 착실하게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키워낸 소중한 작가들도 있었다. 시대가 변하고 새로운 조형개념이 출현하더라도 작가의 개성적인 시선으로 인물, 풍경, 사물, 사건 등을 충실히 묘사하는 표현양식은 한국 회화의 토양을 굳건히 다져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가들은 자연에 관한 서정성과 사실적인 표현을 바탕으로 우리 전통 속에서 발견되는 조형적 요소로 민족적 정서를 표출하고자 노력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출품작들은 2021년 이건희컬렉션을 기점으로 늘어난 다수의 기증작품들로 구성되어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는 역할도 기대된다. 전시는 1부‘한국 구상미술의 토양’, 2부‘새로운 의미의 구상’으로 구성되었다. 1부 ‘한국 구상미술의 토양’에선 국전을 통해 아카데미즘 미술의 초석을 다진 1세대 유화 작가들을 중심으로 근대 서양화 양식의 사실주의 작품을 다수 소개한다. 1958년 설립된 목우회는 ‘한국적인 아카데미즘을 계승하고 사실주의 집결체로서 뿌리를 내린다’는 목표 아래 당시 가장 규모 있게 성장했던 단체이다. 자연주의적 발상을 토대로 엄격한 사실성을 보인 이병규, 도상봉, 김인승, 이종무, 김숙진, 김춘식 등의 작가들이 포함된다. 녹색이 주조를 이루며 인상주의적 색채를 구사하여 주변 풍경과 인물을 섬세하게 묘사한 이병규의 <고궁일우(古宮一隅)>(1961)와 <자화상>(1973), 작가의 취향이 스며든 정물을 자연스럽고 안정되게 화면에 채워나간 도상봉의 <국화>(1958), <포도와 항아리>(1970), 어촌 풍경이나 노동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일상을 한국적인 인상주의 화풍으로 담아낸 김춘식의 <포구(浦口)>(1977)등이 대표적이다. 2부 ‘새로운 의미의 구상’에선 변화하는 미술조류에 감응하며 구상과 비구상의 완충지대에 속했던 작가들을 망라한다. 자연에 바탕을 둔 조형적 질서를 추구했던 윤중식, 박수근, 황염수를 시작으로 황유엽, 이봉상, 최영림, 박고석, 홍종명 등 1967년 구상전을 발족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들은 종래의 아카데믹한 양식의 틀에서 벗어나 대상에 대한 수동적 태세를 지양하고 내면의 이미지를 독자적으로 표출한 작가들이다. 야수주의와 표현주의 양식을 바탕으로 대담한 요약과 강렬한 색채의 구사를 특징으로 하는 윤중식의 <금붕어와 비둘기>(1979), 모래나 흙을 화면에 첨가하여 독특한 질감을 만들며 민담이나 설화로 해학적인 표현을 보여주는 최영림의 <만상(滿想)>(1975), 특유의 마티에르와 대담하고 거친 화풍으로 전국의 명산을 다뤄 산의 화가로도 불렸던 박고석의 <도봉산>(1970년대) 등이 출품된다. ‘기증, 모두를 위한 예술’ 주제로 기증 의미와 가치 되짚다 전시장 복도에서는 ‘기증, 모두를 위한 예술’을 주제로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본다. 국립현대미술관에의 미술품 기증은 1971년에 시작되어 2023년 12월 기준, 전체 소장품 11,560점 가운데 기증 작품은 6,429점으로 전체 대비 55.6%를 차지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최근 5년여간(2018년-2023년) 기증받은 작품의 경향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동시대 회화 등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대량 수집되어 소장품의 양과 질이 상향된 부분을 도식화하여 보여준다. 특히 2021년 이건희컬렉션을 기점으로 미술품 기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개인 소장가나 작가 유족 등이 미술품을 기증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예로, 이병규와 윤중식의 작품은 이건희컬렉션에 포함되어 각 5점, 4점이 기증된 후 유족들에 의해 2021년 하반기에 각 13점, 20점 추가 기증으로 이어졌다. 이병규, 윤중식, 김태 유족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기증의 뜻과 공유의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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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뉴욕서 <블룸타니카: 자연과 혁신이 만나는 곳> 전시

세계적 플로럴 아티스트 제프 리섬과 협업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서 생화와 디지털기술 결합시킨 꽃 전시회 열어 한국의 정원 및 자연에서 영감 받은 꽃 전시물과 제네시스의 차량 함께 전시 6월 9일(일)까지 개최 예정, 제네시스만의 특별한 고객 환대 철학 강조 “다양한 경로 통해 글로벌 고객에게 한국의 미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 제네시스 브랜드가 세계적 플로럴 아티스트 제프 리섬(Jeff Leatham)과 함께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선사한다. 제네시스는 현지시간 오는 6월 9일(일)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블룸타니카: 자연과 혁신이 만나는 곳(Bloomtanica: Where Nature Meets Innovation)>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전시회는 ▲한국의 정원 및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점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와 세계적 플로럴 아티스트인 제프 리섬이 협업했다는 점에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5월 초 개장 이후 약 2주만에 1만6천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이 전시를 기획한 제프 리섬은 포시즌스 호텔(조지 V 파리, 베버리힐스, 필라델피아)의 아티스틱 디렉터이자 수석 플로럴 아티스트다. 전시가 열리는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은 한국적 럭셔리를 지향하는 제네시스의 브랜드 철학이 담긴 공간으로, 2021년 개관 이래 ‘도심 속 문화 오아시스’를 표방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제프 리섬과의 협업을 통해 관람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험을 제공한다. 제프 리섬이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최초로 시도한 생화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시킨 하이브리드 전시회를 관람하며 관람객은 초현실적인 감각을 체험함과 동시에, 전시물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는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다. 전시는 1층 쇼룸과 지하의 셀러 스테이지에서 이루어지며, 동시 입장객 수를 제한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조성한다. 관람객은 입장 시 전문 큐레이터의 도움을 받는 등 제네시스만의 고객 환대 철학을 경험할 수 있다. 쇼룸에는 제네시스 차량들과 함께 제프 리섬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짙은 보라색 계통의 꽃을 활용한 장식들이 전시돼 있으며, 꽃 장식물들과 제네시스 차량의 디자인이 어우러지며 독특한 미감을 선사한다. 셀러 스테이지에는 한국 정원에서 영감을 받은 산책길 및 산책길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이 영상으로 구현돼 있으며 개화에서 낙화까지의 과정을 LED로 재현해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에 더해 ▲무궁화에서 영감을 받은 분홍색 ▲한국의 밤하늘로부터 영감을 받은 보라색 ▲제주도에서 영감을 받은 주황색과 노란색 등 형형색색의 꽃들이 전시에 활용돼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보라색과 주황색은 지난 3월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공개된 ‘네오룬 콘셉트’와 고성능 ‘마그마’ 프로그램의 색상과도 일치해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이밖에도 관람객들은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 2층의 레스토랑에서 화이트 코스모폴리탄 베이스에 꽃 얼음으로 장식된 플로럴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송민규 부사장은 “한국의 정원에서 영감 받은 이번 전시회가 고객 접점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글로벌 고객들에게 한국의 미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 리섬은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과 함께한 이번 협업은 놀라운 여정”이라며 “자연과 기술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번 전시는 다채로운 문화 공간을 표방하는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과 꽃의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룬 결과물이다”고 말했다. 한편, 제네시스는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을 통해 향후에도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제네시스만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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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뮤지컬 <시카고> 154만여명 관람한 대한민국 스테디셀러

2024 뮤지컬 <시카고>가 6월 7일부터 9월 29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2000년 한국 초연 이후 24년 동안 1,500회 공연, 154만여 명이 관람한 뮤지컬 <시카고>는 지난 2021년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객석 점유율 96%를 달성, 역대 최고성적을 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시즌마다 새로운 의미와 기록을 만들어 내는 뮤지컬 <시카고>는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말을 증명하고 있다. Return of the Legend 2024 뮤지컬 <시카고> 한국 프로덕션은 역사상 최고성적을 낸 2021년 주·조연 멤버 최정원, 윤공주, 아이비, 티파니 영, 민경아, 박건형, 최재림, 김영주, 김경선, 차정현, S.J.Kim과 오디션을 거쳐 새롭게 합류한 정선아(벨마 켈리 役)와 앙상블이 함께한다.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배우들로 구성된 이번 뮤지컬 <시카고>팀은 2007년 레플리카 프로덕션 첫 시즌부터 함께한 국내외 스태프(오리지널 뉴욕 프로덕션 재창작 연출 타냐 나디니, 오리지널 뉴욕 프로덕션 재창작 안무 게리 크리스트, 음악 수퍼바이저 롭 바우맨, 국내협력연출 김태훈, 국내협력안무 노지현, 국내협력음악감독 오민영)와 함께 2024년 관객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2000년부터 뮤지컬 <시카고> 한국 프로덕션의 역사를 함께하고 있는 ‘벨마 켈리’ 役의 최정원은 “이번 시즌이 더 기대된다. 지난 시즌 이후 배우로서, 또 인간 최정원으로 성장했고, 그 성장이 2024년 ‘벨마’를 표현하는 것에 어떤 방식으로든 좋은 영향을 줄 거라 믿기 때문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디션을 통해 새롭게 합류한 뮤지컬 스타 정선아는 “배우 인생 2막을 시작한 지금 이 작품을 만나 영광이다”라는 인사와 함께 “노래만큼 퍼포먼스가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연습 중 눈물을 흘렸다는 동료 배우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완벽하게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제 성장과 관객분들에게 보여드릴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2024 뮤지컬 <시카고>는 오랜 세월 이 작품을 지켜온 배우부터 처음 합류한 배우까지 총 29명의 최정예 멤버들이 클래식한 품위와 에너지 넘치는 뜨거움이 공존하는 무대를 선사할 것이다. BROADWAY. SINCE 1996. 뮤지컬 <시카고>는 1975년 뮤지컬의 신화적 인물, 밥 파시에 의해 처음 공연됐고 1996년 연출가 ‘월터 바비’ 안무가 ‘앤 레인킹’에 의해 리바이벌된 작품이다. 2024년 현재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오래 공연되고 있는 미국 뮤지컬로 TONY, DRAMA DESK, GRAMMY, OLIVIER AWARD 등 전 세계 최고 권위 시상식에서 55개 부문 이상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뮤지컬 <시카고>는 미국을 넘어 영국, 캐나다, 독일, 일본 등 38개국 525개 이상 도시에서 33,500회 이상 공연되었고 3,4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한 글로벌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HOTTER THAN EVER ACTOR & ACTRESS 최정원 Velma Kelly 아직도 배우고, 성장한다. 그래서 늘 다음이 더 기대된다 수십 년 동안 사랑받아 온 뮤지컬 <시카고>의 인기 비결은 멋진 음악과 스타일리쉬한 안무, 그리고 품위 있는 유머로 사회 부조리를 풍자하기 때문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무대 위에서 배우 이름을 불러주는 유일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벨마’로 무대에 서 있던 배우 최정원은 더 큰 감동과 책임감을 느낀다. 한국 초연인 2000년부터 수년이 흘렀지만 항상 더 나은 모습으로 무대에 서 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시즌도 지난 공연보다 더 잘할 것 같다. 2021년 <시카고> 를 통해 경험치가 더 쌓이고, 그 이후 다른 작품과 일상생활에서 배우는 것들도 있다. 이러한 배움과 성장이 더해지면 당연히 같은 연기를 반복할 수 없어요. 그래서 항상 다음이 더 기대되고 설렌다. 윤공주 Velma Kelly 이미 완벽하지만 이번 <시카고>는 더 완벽 것이다 2021년 뮤지컬 <시카고>는 예전에 했던 ‘록시’ 역 덕분에 작품의 컨셉, 배경, 색깔을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이해하며 ‘벨마’를 만들어갔다. 레플리카 프로덕션은 모든 것이 약속되어 있기 때문에 배우의 기량과 개성으로 캐릭터를 빛나게 해야 한다. 여유롭고 카리스마 있는, 섹시하고 무게감 있는 ‘벨마’를 만들고 싶다. 연습 중 시도해보고 부딪혀 보는 게 중요하고 이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선 지치지 않는 체력과 정신력이 중요하다. 노력과 체력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윤공주의 멋지고 섹시한 ‘벨마’는 바로 그 힘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시카고>는 세련되고 멋진 작품이다. 이미 그 자체로 완벽하지만, 이번 시카고는 멋지고 섹시한 저의 ‘벨마’와 함께 더 완벽할 것이다. 정선아 Velma Kelly 배우 인생에서 시작된 두 번째 챕터, 드디어 <시카고>를 만났다 제 배우 인생에서 두 번째 챕터가 시작됐다. 그 시기에 <시카고>를 만나게 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제가 ‘록시’를 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이 작품을 한다면 ‘록시’를 할 거라고 예상하시는 분도 꽤 있다. 물론 ‘록시’도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저는 ‘벨마’에 더 끌렸다. 그래서 이제야! 드디어! <시카고>를 만나게 됐다. 지난 공연을 보면 노래가 중심인 작품이 많다.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사실 저는 춤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전설적인 밥 파시의 안무가 함께하는 이 작품을 매우 기대한다. 하지만 뮤지컬 <시카고>는 좋아하는 걸 넘어 춤의 기본과 테크닉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연습이 매우 혹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약간의 긴장과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열심히 했지만 완벽주의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 배우 정선아로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이 도전을 결심했고 관객분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인 만큼 완벽하게 준비해서 무대에서 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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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관통한 대가들, 다시 고전을 말하다, 연극 <햄릿>

2024년 연극 <햄릿>에는 지난 시즌 참여했던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손봉숙, 길해연, 강필석, 김명기, 이호철에 더해 이호재, 김재건, 길용우, 남명렬, 박지일, 정경순, 전수경, 박윤희, 이항나, 이승주, 양승리, 이충주, 정환, 루나 등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한다. 60년 경력의 최고령 배우 전무송, 이호재부터 각종 연극, 연기상을 휩쓴 중견 배우들, 그리고 첫 연극 데뷔를 앞두었지만 이미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서 정점에 섰던 배우 루나까지 총 24명의 각계각층에서 모인 배우들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조합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예정이다. 6월 9일부터 9월 1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2024년 연극 <햄릿>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 7시 30분, 토요일에는 오후 2시와 7시, 일요일에는 오후 2시에 만날 수 있다. 월요일에는 공연이 없다. 총 24명의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화려한 캐스팅 2016년부터 2024년까지 3번의 시즌에 빠짐없이 참여하며 이번에는 햄릿의 숙부 클로디어스 역으로 돌아온 배우 정동환은 “햄릿은 영원한 작품이다. 언제든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 참여하는 것이 기쁨이다. 특히 이 프로덕션은 여러 나이대의 배우들이 골고루 참여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새로운 느낌을 갖게 할 것 같아 기대가 된다”라며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남겼다. 든든한 선후배들 사이로 극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햄릿 역은 지난 시즌 쟁쟁한 선배들의 존재감에도 뒤지지 않고 호연을 펼쳤던 강필석과, <벚꽃동산> <세인트 조앤> <세일즈맨의 죽음> 등 굵직한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이승주가 더블 캐스팅됐다. 두번째로 ‘햄릿’을 연기하는 강필석은 “이 작품은 배우로서의 생각과 가치관을 바꾸게 한 정말 특별한 공연이다. 무의식중에 스스로 정해놨던 연기의 한계를 알게 됐고, 그 한계를 넘어섰다. 그리고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해주었다. 지난 공연에 코로나로 10회 넘게 취소되어 너무 아쉬웠고, 이번 시즌 지난 공연에 함께했던 모든 선생님들이 다 함께하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더 늦지 않게 다시 선생님들과 공연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새롭게 ‘햄릿’으로 합류한 배우 이승주는 “로렌스 올리비에 감독(주연의 영화 <햄릿>을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 햄릿이라는 작품은 모든 배우들이 선망하는 작품이지만 그보다 더 영광인 점은 우리나라 연극계를 대표하는 선생님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대 위에서 인간 이승주가 아닌 햄릿으로서 어떻게 이 대단하신 분들과 마주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라며 주역으로서의 각오를 다졌다. 연극계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이 될 2024 연극 햄릿 2024년 연극 <햄릿>의 수익은 故 차범석 탄생 100주년을 맞은 차범석연극재단과 한국연극인복지재단에 기부돼 창작예술의 기본이 되는 창작희곡의 발굴과 연극인들이 본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개선에 일조할 예정이다. 이 취지에 공감했기에 무대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는 유명 배우들이 한 작품을 위해 크고 작은 역할의 비중을 논하지 않고 모두 흔쾌히 출연을 결정할 수 있었다. 대학로의 대표 대형 극장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80여 일간 공연될 <햄릿>은 관객들에게 2024년을 대표하는 연극계의 축제로 각인될 것이다. 生과 死의 경계 허무는 철학자 햄릿 연출 손진책은 ‘연극이 인간학이라면 <햄릿>은 죽음학’이라고 말한다. 약 400년 전에 쓰인 <햄릿>이 지금까지 공연될 수 있는 이유는 인류가 영원히 고민해야 할 문제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은 우리의 일상 속에 혼재되어 있으며 그 경계는 때로는 명확하게, 때로는 모호하게 보인다. ‘The time is out of joint - 뒤틀린 세상’ 속 햄릿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문다. 올 시즌에도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한층 깊이 탐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무대와 의상 디자인을 새롭게 하고(무대 이태섭/의상 김환) 더 상징적, 사유적인 무대미술을 선보인다. 또 연극적 판타지를 걷어내고 배우들에게는 수행을 요하지만 서사적인 구조로 노출시켜 한층 소통을 극대화하는 작품으로 완성할 것이다. “이번 햄릿은 통시성은 그대로 가져오되 더 감각적이고 격조 있는 현대의 햄릿을 선보이려 한다. 경륜 있는 배우들이 주축을 이루는 만큼 그들의 존재감과 연기력으로 관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연출 손진책은 새로운 프로덕션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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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이 그가 오랜 인연을 쌓아온 오케스트라이자 명예음악감독으로 있는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도쿄필)와 내한한다. 2015년 한일수교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시향과 합동 공연했던 것을 제외하면 도쿄필과 갖는 공식 내한 투어는 무려 19년 만이다. 도쿄필은 1911년 나고야에서 창단한 일본 최고의 교향악단으로 NHK 교향악단과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다. 정명훈은 도쿄필과 2000년부터 호흡을 맞춰왔으며 2016년에는 외국인 최초로 명예음악감독으로 임명됐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협연 5월 7일 예술의전당에서 문을 여는 이번 내한공연의 협연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는 피아니스트인 그는 오랜 시간 도쿄필과 음악적인 교류를 맺어왔다. 수차례의 협연 무대는 물론 2016년 정명훈이 명예음악감독 취임기념 연주회에도 함께했다. 조성진이 이번 공연에서 연주할 곡은 슈만 피아노 협주곡이다. 피아니스트의 테크닉과 음악성 외에 오케스트라와의 조화가 요구되는 곡이라 조성진과 정명훈, 또한 조성진과 도쿄필의 오랜 호흡이 빛을 발할 곡이다. 2부에 이어지는 교향곡은 베토벤 5번 ‘운명’으로 이번 공연은 5월 10일 익산과 11일 고양에서도 만날 수 있다. 도쿄필은 1938년 도쿄로 옮긴 뒤 1989년부터 도쿄 오페라시티에 본거지를 두고 활동하면서 관현악과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간 170차례 이상의 공연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 도쿄필과 정명훈의 인연은 2000년 시작됐다. 당시 도쿄필의 새로운 이사장으로 부임한 오가 노리오 SONY 회장은 정명훈을 음악감독으로 추천했다.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던 정명훈은 스케줄을 이유로 이를 고사했으나 이후 노리오 회장의 예술고문직 제안을 수락하면서 그 다음 해 부임했다. 정명훈 취임 후, 도쿄필은 시세이 니혼 심포니를 흡수 합병하며 거대 악단으로 재탄생했다. 조성진을 설명할 때 정명훈 지휘자를 빼놓을 수 없다. 정명훈과 조성진은 조성진이 예원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9년 5월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 어린이 돕기 자선음악회에서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을 협연하며 처음 만났고 이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처음 만났던 15년의 시간을 거슬러 소년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성장했다. 세계 최정상의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의 2024/25 시즌 상주음악가로 선정되었고, 뉴욕 카네기홀, 런던 바비컨센터, 파리 샹젤리제 극장, 빈 무지크페라인, 베를린 필하모니 홀 등 세계 명문 공연장과 BBC 프롬스, LA 헐리우드 볼,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베르비에 페스티벌 등 유명 음악 축제 끊임없이 초청받고 있는 최정상의 연주자가 되었다. 이지혜, 문태국 협연 9일에도 공연은 계속된다. 이날은 베토벤 음악의 진수로 이뤄진다. 베토벤 삼중 협주곡이 연주되는 1부에서는 지휘자 정명훈이 지휘와 피아노를 맡았으며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 및 첼리스트 문태국과 호흡을 맞춘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세 명의 솔리스트가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이 곡은 특히 실연에서 베토벤 음악이 주는 강력함과 화려함을 만끽할 수 있는 곡이다. 베토벤 삼중 협주곡에 이어 2부에서 선보이는 곡은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이다. 사실 정명훈 지휘자는 서울시향 송년음악회, 광복절 기념음악회, 시티 오브 런던 페스티벌 등 주요 공연 때 마다 이 곡을 선택했고 도이치그라모폰을 통해 실황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그는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선곡하는 이유에 대해 ‘매번 연주할 때마다 무엇인가 더 발견하고, 더 뜻을 찾게 되기 때문’ 이라고 답한다. 지휘자 정명훈의 지휘봉에 맞춰 100여명의 일본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100여명의 한국 합창단 단원들이 선보일 합창 교향곡은 이번 내한 공연의 백미를 넘어서 올해 가장 큰 감동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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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 같은 황홀한 기분” 2024 디즈니 인 콘서트: Beyond The Magic

매회 조기 매진을 기록하는 베스트셀러 ‘디즈니 인 콘서트’가 더욱 강력해진 마법으로 돌아온다. 더 강력해진 디즈니의 마법이 돌아온다 2024년 5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디즈니 인 콘서트: Beyond the Magic>은 대형 LED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사랑스러운 디즈니 오리지널 애니메이션과 함께 국내 최고 뮤지컬 배우들과 오케스트라가 펼치는 완벽한 하모니가 더해져 2021년에 처음 선보인 후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공식 프로덕션 콘서트이다. 올해는 5월 4-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뿐만 아니라 5월 1일 창원, 5월 11일 대구, 5월 18일 군산, 5월 21일 춘천의 관객들에게도 디즈니의 마법을 전한다. 미국과 영국 및 유럽, 중국, 일본, 홍콩, 대만, 카타르 등 세계 무대에서 디즈니의 꿈과 희망을 전하고 있는 <디즈니 인 콘서트> 프로덕션과 크레디아의 인연의 시작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올림픽공원 잔디마당에서 열린 파크콘서트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가진 이후 매년 호평과 열광 속에서 흥행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2018년부터는 세종문화회관 등 국내 유수의 공연장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 <위시>의 한국어 라이브 무대 <인어공주>, <라이온 킹>, <알라딘>, <뮬란> 등의 클래식 명작부터 <라푼젤>, <공주와 개구리>, <모아나>, <겨울왕국>, <겨울왕국 2> 등 최근 개봉작까지 더해져 남녀노소, 전 세대가 디즈니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콘서트에서는 더욱이 월트-디즈니 컴퍼니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개봉한 애니메이션 <위시(Wish>가 한국어 라이브 무대로 펼쳐진다. 다양한 주제가 중, 특히 많은 사랑을 받은 ‘감히 나를 배신해’, ‘소원을 빌어(This Wish)’가 한국어 라이브 무대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돋운다. 김환희 등 국내 최고 뮤지컬 배우들 합류 이번 무대는 <2023 디즈니 인 콘서트: Beyond the Magic>을 통해 이미 실력과 매력을 입증한 뮤지컬 배우 김환희, 최민우, 이종석이 더욱 탄탄하고 실감 나는 연기와 노래로 최고의 무대를 선보인다. 여기에 ‘마리 앙투아네트’, ‘프리다’, ‘이프/덴’의 주역이자 ‘제8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2024)’ 여우조연상에 빛나는 뮤지컬 배우 이아름솔이 새롭게 합류해 4명의 싱어가 의기투합해 국내에서 디즈니 인 콘서트 무대를 선보이는 디즈니 싱어로서 디즈니의 황홀한 마법 같은 무대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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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사진 소장품전: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 1천3백여점 중 국내·외 사진작가 34인의 2백여점 선별

국립현대미술관은<MMCA 사진 소장품전: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를 27일부터 8월 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개최되는 사진 소장품전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 1,300여 점 중 국내·외 사진작가 34인의 사진 200여 점을 선별한 전시이다. 1950년대를 관통하여 2000년대로 이어지는 시기의 풍경 및 인물사진들을 통해 도시, 일상, 역사적·사회적 사건 등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모습들의 이면을 한자리에서 조망한다. 더불어 오늘날 한국 현대미술 속 사진의 전개 양상과 맥락을 확인하고, 사진 매체의 기술적, 형식적 변화 역시 파악해볼 수 있다. 전시명은 2014년작 해외영화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What’s the Time in Your World?)에서 가져왔다. 영화에서 사진이 과거의 특정 시점으로 주인공을 소환한 것처럼, 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나온 사진이 관객을 사진 속 풍경과 시간으로 접속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는 도시와 일상, 그리고 이에 영향을 준 역사적·사회적 풍경을 주제로 하여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눈앞에 다가온 도시’에서는 한국 고유의 근대화 흔적이 담긴 ‘도시’의 풍경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도시는 점차 더 많은 건물로 채워져 먼 곳 보다는 눈앞의 풍경만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변하고 있다. 195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제작된 작품들을 통해 현재와는 다른 도시의 모습들, 개인의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도시 풍경의 입체감과 부피감을 조망한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시대상을 생생히 기록한 김희중의 <명동성당>(1956/ 2006 인화), 1990년대 공사 현장의 야경을 통해 산업사회의 단면을 보여준 홍일의 <기둥 1>(1996)을 비롯해 박찬민, 강홍구, 금혜원 등의 작품이 출품된다. 2부 ‘흐르는 시간에서 이미지를 건져 올리는 법’에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개인의 ‘일상’에 주목한다. 특히 일상을 구성하는 다양한 장소와 일상용품 등을 근경에서 바라봄으로써 시대에 따른 개인의 생활양식과 문화를 유추한다. 고단한 일상을 달래는 포장마차 속 풍경을 촬영한 김미현의 <포장마차>(2001-2003/ 2016 인화)와, 도시와 농촌의 접경 지역의 실내 풍경을 통해 1990년대 경제성장의 이면을 나타낸 전미숙의 <기억의 풍경-경북 고성>(1994), 그리고 이강우, 김천수, 구본창의 작품 등을 선보인다. 세대별로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시대적 표상이 담긴 이미지들을 통해 과거 일상을 엿봄과 동시에 시대와 세대가 연결되어 있음이 의미하는 바를 살펴본다. 3부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는 우리 삶을 가로지르는 국내·외 역사적, 사회적 사건들을 다룬 작품을 소개한다. 도시와 일상이 형성되는 방식에 영향을 준 사회·정치적 사건들은 다양한 형태로 개인의 삶의 지형을 변화시킨다. 2011년 일본 대지진을 기록한 오노 다다시의 <2012 후쿠시마현 소마 제방>(2012) 시리즈와, 미군의 공군 사격장이었던 매향리에 남겨진 비극적인 역사를 다룬 강용석의 <매향리풍경>(1999), 송상희의 <매향리>(2005) 등이 출품된다. 이외 이상일, 노순택 등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은 무관하거나 무관심했던 사건들에 간접적으로 연루되면서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과 태도를 재고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은 출품작과 사진 및 영상 아카이브를 중첩해보며 변화된 도시와 일상 풍경 및 시대적 배경을 다각도에서 추적해 볼 수 있다. 또 전시와 함께 발간 예정인 도록에는 출품작의 상세 설명과 함께 영화를 전공한 서이제 소설가의 에세이 ‘수평선 지긋이 바라보기’와 정훈 사진영상이론가의 평론 ‘현대 사진속의 풍경’이 함께 수록되어 전시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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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변적 특징 담은 현대미술 작품의 역할과 열린 해석, 소장품특별전 <가변하는 소장품>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특별전 <가변하는 소장품>을 29일부터 7월 2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가변하는 소장품>은 무형의 소재와 비물질제작 등 다양한 조건의 가변적 특징을 담은 현대미술 소장품들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그 역할과 의미를 변주하는가를 조명한다. 현대미술에서 ‘가변크기’, ‘가변설치’는 사물의 모양이나 성질이 달라질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경향이자 특징이다. 전시는 향기나 소리, 기억, 관계 같은 비물질을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 작가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과학, 기술, 협업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작품, 다른 시간대, 특정한 장소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새로운 장소와 맥락으로 재현되는 과정 등 현대미술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새롭게 해석되는 ‘가변적’ 속성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규정할 수 없는 현대미술 작품에 대한 열린 해석을 끌어내는 작가의 의도와 해석에 주목하고, ‘미술관 소장품은 어떻게 다음 세대에게 전달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가변하는 관계’, ‘가변하는 크기’, ‘가변하는 장소’ 3개의 주제로 국내외 작가 16명의 작품과 자료 20여 점을 선보인다. ‘가변하는 관계’에서는 협업과 비물질성을 보여주는 주제로 한스 하케(Hans HAACKE)의 <아이스 테이블>(1967)과 왈리드 라드(Walid RAAD)의 <아홉 번째 판에 부치는 서문: 마완 카삽-바치(1934-2016)>(2017) 작품을 통해 예술과 기술의 협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협업을 통한 주제 확장과 관계성에 대해 살펴본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의 가장 대표적인 소장품 백남준의 <다다익선>(1988)의 다양한 영상 저장장치들과 모니터 기기들을 아카이브와 함께 선보임으로써 미술관 소장품이 기술 환경과 함께 어떠한 변화를 거쳤는지 흥미롭게 보여준다. ‘가변하는 크기’에서는 미술관 누리집 내 소장품 검색창에서 ‘가변크기’로 기재되어 있는 작품 중에서 특정한 위치와 방식으로 정확하게 설치되는 작품이 아닌, 설치하는 사람에 의해 해석의 여지가 담긴 작품들을 보여준다. 이주요의 <파이브 스토리 타워>(2019-2020)와 김소라의 <왜냐고 내게 묻지 마세요>(2010) 등 전시장 크기와 작품이 놓여지는 위치에 따라 가변적으로 움직이고 변화되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작가의 의도와 매뉴얼, 변형되는 공간과 감각을 짚어본다. 마지막으로 ‘가변하는 장소’에서는 장소 특정적으로 제작된 작품들이 해당 장소를 떠나 다른 전시에서 재현될 때 어떻게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내는지 코디최의 베니스비엔날레 프로젝트(2016-2017)와 박찬경의 <5전시실>(2019) 작업을 통해 살펴본다. 전시에는 작품이 소장되는 과정에서 작가가 남긴 다양한 구술자료, 인터뷰, 설치 매뉴얼 등 전시에서 일반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도 함께 제공돼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전시를 통해 동시대 작품들의 가변적인 속성과 예술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작품의 탄생과 보존, 다음 세대로의 전달까지를 고민해보며 새로운 예술적 경험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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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전, 1920~70년대 대표 추상미술가 47인의 기하학적 추상 작품을 만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2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역사를 조망하는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전을 5월 19일까지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기하학적 추상미술은 점과 선, 원과 사각형 등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형태, 원색의 색채, 화면의 평면성을 강조하는 회화의 한 경향이다. 서구에서는 몬드리안, 칸딘스키, 말레비치와 같은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기하학적 추상미술이 각광을 받고, 20세기 내내 현대미술의 주요한 경향으로 여겨졌다. 국내에서도 기하학적 추상은 1920-30년대 근대기에 등장해 1960-70년대에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등 한국 미술사의 주요 변곡점마다 각기 다른 양상으로 존재해왔다. 그러나 기하학적 추상미술은 장식적인 미술 혹은 한국적이지는 않은 추상으로 인식되며 앵포르멜이나 단색화와 같은 다른 추상미술의 경향에 비해 주변적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이 지닌 독자성을 밝히고 숨은 의미를 복원함으로써,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기회를 제시한다.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전은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한국 대표 추상미술가 47인의 작품 150여 점을 통해 한국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역사를 조망한다. 특히 기하학적 추상미술이 건축과 디자인 등 연관 분야와 접점을 형성하고, 당대 한국 사회의 변화와 연동되면서 한국 미술의 외연을 확장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전시는 한국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시대별 주요 양상을 따라 5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첫번째 ‘새로움과 혁신, 근대의 감각’에서는 근대기에 미술과 디자인, 문학의 영역까지 확장된 기하학적 추상의 사례를 살펴본다. 1920-30년대의 경성에서는 기하학적 추상이 새로움과 혁신을 상징하는 감각으로 인식되었다. 1930년대 김환기와 유영국의 최초의 한국 기하학적 회화 작품 <론도, 1938>, <작품 1(L24-39.5), 939>을 비롯, 1930년대 단성사와 조선극장에서 제작한 영화 주보와 시사종합지의 표지, 시인 이상의 기하학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잡지 중성(1929)의 표지 등을 소개한다. 두번째 ‘한국의 바우하우스를 꿈꾸며, 신조형파’에서는 바우하우스를 모델로 1957년 한국 최초로 결성된 화가, 건축가, 디자이너의 연합 그룹 ‘신조형파’의 활동상과 전시 출품작을 소개한다. 이들은 현대사회에 적합한 미술은 합리적인 기준과 질서를 바탕으로 제작된 기하학적 추상미술이라고 보았고, 이것을 산업 생산품에도 적용해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하는 이상을 보여주었다. 건축가 이상순이 당시 촬영한 <신조형파전> 작품 및 전시장 사진과 김충선의 <무제, 1959>를 포함한 변영원, 이상욱, 조병현의 출품작 등을 소개한다. 세번째 ‘산과 달, 마음의 기하학’에서는 김환기, 유영국, 류경채, 이준 등 1세대 추상미술가들의 작품과 이기원, 전성우, 하인두 등 2세대 추상미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적인 기하학적 추상의 특수성을 살펴본다.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에서는 자연의 형태를 단순화하는 과정을 거쳐 추상을 제작하거나, 자연을 대하는 서정적인 감성을 부여한 작품들이 발견된다. 엄격한 기하학적 형식을 탈피하여 한국적 특수성을 담아낸 유영국의 <산, 1970>, 전성우의 <색동만다라, 1968> 등을 선보인다. 네번째 ‘기하학적 추상의 시대’에서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엽까지 기하학적 추상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양상을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본다. 우선 1967년에 개최된 <한국청년작가연립전>을 계기로 ‘청년 미술로서의 기하학적 추상’이 등장하게 된 상황을 소개한다. 앵포르멜 이후의 미술을 모색했던 최명영, 문복철이 한국청년작가연립전에 출품했던 작품이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재공개된다. 이승조의 1970년 <제4회 오리진>전 출품작도 53년만에 재공개된다. ‘미술, 건축, 디자인의 삼차각설계도’에서는 당대의 미술가, 건축가, 디자이너들이 공통적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서울의 현대성과 미래적인 국가의 면모를 재현하는데 적합한 미술로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상정한 상황을 소개한다. 최초로 공개되는 윤형근의 1960년대 기하학적 추상작 <69-E8, 1969>을 포함해 박서보, 하종현 등 한국 추상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기하학적 추상 시기의 작품을 선보인다. ‘우주시대의 조감도’에서는 1969년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면서 시작된 우주시대와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접점을 소개한다. 변영원의 <합존 97번, 1969>을 포함해 이성자, 한묵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다섯번째 ‘마름모-만화경’에서는 창작집단 다운라이트&오시선의 커미션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이 지닌 마름모와 같은 반복적 패턴에 주목하고 이를 디지털 만화경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그룹은 아티스트, 디자이너, 엔지니어로 구성되어 순수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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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이별에 대한 5년간의 이야기,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스티븐 손드하임(Stephen Sondheim) 이후 최고의 뮤지컬 작곡가라 불린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JASON ROBERT BROWN)’의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가 4월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두 남녀 제이미와 캐시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헤어지기까지 5년 동안의 시간을 담은 뮤지컬로 단 두 명의 배우가 음악으로 공연 전체를 채우는 송스루 뮤지컬이다. 이 작품이 ‘사랑과 이별’을 다루는 여타 작품과 다른 점은 두 남녀의 시간이 서로 반대로 흘러 공연 내내 서로 엇갈린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이다. 남녀 간의 서로 다른 시간과 감정을 한 무대에서 번갈아 보여주며 총 14장으로 진행되는 이 작품의 특별한 구성은 그들의 사랑과 이별의 감정들을 더욱 극대화하고 안타깝게 만든다. 그리고 그 특별한 구성은 완벽한 음악의 힘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이 작품의 3번째 주인공이라 이야기할 수 있는 음악은 두 대의 첼로, 바이올린, 베이스, 기타, 피아노 등 6개의 악기로 구성된, 클래식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이루어져 있다. 정교하고 드라마틱한 멜로디는 인물 내면의 깊숙한 곳을 파고들어 미처 가사로 표현되지 못한 심리상태까지 엿볼 수 있게 한다. 때론 호수 같고 때론 폭풍 같은 음악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100분 동안 사랑의 환희와 좌절, 고통 그리고 이별의 아픔은 관객에게 오롯이 전달된다. 이 작품은 2002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올라 DRAMA DESK AWARDS에 7개 부문 노미네이트되고, 작곡상과 작사상을 수상한 수작으로 우리나라에선 2003년, 2008년 두 번 공연되었다.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이후 이 작품을 공연하기 위해 수차례 시도했으나 주인공 캐시와 제이미의 심리를 표현하는 디테일 한 연기와, 100분간 퇴장 없이 이어지는 고난도의 음악을 소화할 적절한 연령대의 배우를 찾지 못해 무산되는 과정을 겪었다. 그렇게 15년의 시간이 흘러 2024년 깊은 감성과 가창력을 가진 최고의 배우 박지연, 민경아(캐시 役), 이충주, 최재림(제이미 役)이 캐스팅되어 드디어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캐시 役의 박지연은 “이 작품을 10년 넘게 기다렸다. 지난 2022년 초 이 공연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2년의 기다림은 저에게 길지 않았다”라며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민경아는 “영화로 이 작품을 봤다. 특별한 구성과 음악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건 2인극이라는 점이다. 관객분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캐시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연기를 표현해 보고 싶다”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제이미 役의 이충주는 “주위 배우와 스태프분들이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도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이렇게 좋아할까 궁금했다. 그리고 작품을 찾아봤더니 강렬한 끌림이 있었다. 뮤지컬 <물랑루즈> 이후 소극장 작품을 선택했다는 걸 의아해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성취감을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한 저에게, 이게 바로 그런 작품이었다” 며 작품선택 이유를 전했다. 같은 역의 최재림은 “뮤지컬을 시작하고 처음 배운 노래가 바로 이 작품이었다. 뮤지컬에서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신시는 이 작품을 언급하실 때마다 저를 잊지 않았고, 이제 때가 되어 결국 저에게 왔다” 며 작품에 대한 애정과 합류 소감을 전했다. 국내에서 15년 만에 공연되는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배우와 뮤지컬계 최고의 번역가 김수빈, 한국 뮤지컬 음악을 이끄는 양주인, 각광받는 무대 디자이너 최영은이 함께한다. 특히 연출을 맡은 이지영은 뮤지컬 <아이다>, <고스트> 등 사랑의 감정이 극대화된 공연의 섬세한 한국화 작업을 하며 오리지널 팀의 신뢰를 한 몸에 받은 실력자로 이 작품이 첫 단독 연출작이다. 이지영 연출은 “이 작품은 남녀의 만남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 -일과 사랑, 종교, 가족, 나의 정체성, 사회적 역할에 대한 갈등 ? 등 우리의 인생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들로 관객들을 이끈다. 성별이나 나이를 초월해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애틋하고 쓸쓸한 그리고 적나라한 사랑 이야기 속에서 나와 마주하며 각자의 사랑과 인생,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어떤 물음에 도착할 수 있게 작품을 만들고 싶다”라며 연출 의도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