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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순 컬렉션 <일어서는 삶>
김인순〈엄마의 대지〉, 1994, 캔버스에 아크릴릭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 8월 29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서소문본관 2층 전시실에서 한국 여성미술의 궤적을 그려보는 김인순 컬렉션 <일어서는 삶>을 진행한다. 이 전시는 한국 여성사에 뿌리를 둔 김인순 작가의 예술세계가 재조명될 뿐만 아니라, 한국 여성미술의 흐름과 맥락에 대한 미술사적 발굴과 함께 새로운 관점들이 논의될 수 있기를 고대하며 기획되었다. ‘여성이란 이름으로’ 등 3개 섹션으로 구성 전시 제목 ‘일어서는 삶’은 가부장적 제도를 비판하고 가정과 사회에서 억눌린 여성의 삶이 자유롭게 해방될 때 생명으로 가득한 인류의 밝은 미래가 도래할 수 있다는 작가의 여성주의적 시선을 담았다. 김인순 작가가 2020년 기증한 작품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작가가 화업에서 천착한 여성이라는 주제를 ‘여성이란 이름으로’, ‘움켜지는 아름다움’, ‘생명, 빛의 여정으로’ 등 3개 섹션으로 구성하였으며, 대표작 20점과 아카이브 150여 점이 선보인다. 그중 걸개그림 2점은 여성해방운동을 예술로 실천한 그림패 둥지(1987-89)가 공동 창작한 작품이다. 첫 번째 섹션 ‘여성이란 이름으로’는 가부장적 현실에서 변화를 이끌기 위해 가정과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여성의 힘에 주목한 <여와 남, 1987>, <엄마의 대지, 1994> 등이 출품된다. 두 번째 섹션 ‘움켜쥐는 아름다움’은 역경에 맞서 결실을 이룬 여성들과 회복하는 생명성을 은유하는 <땅에는 천의 여성이, 2004> 등이 전시된다. 마지막 세 번째 섹션 ‘생명, 빛의 여정으로’에서는 잉태의 인류적 기쁨을 민족미술 형식으로 담아낸 <태몽> 시리즈로 구성된다. 전시연계 프로그램으로 김인순 작가의 여성주의 미술과 여성미술연구회 활동의 의미를 미술사적으로 다시 살펴보는 콜로키움 <김인순, 한국 여성미술의 궤적을 그리다>를 10월 25일 (금) 세마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김인순은 남성의 권위주의를 고발하고 가부장제를 비판하는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단초를 마련했다. <여와 남>은 나체의 여성과 남성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다소 키가 크고 어깨도 더 넓게 묘사되었다. 여성의 팔이 남성 앞에 있는 것으로 보아 여성이 조금 앞에 서 있는 듯하다. 경직된 자세로 불편한 심기가 드러나는 남성과 그를 뻣뻣한 자세로 곁눈질하며 노려보는 여성 사이에 긴장감이 느껴진다. 김인순은 “근본적으로 여자를 앞세워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남성이 우선시되는 가부장적 현실을 반전시켜 여성이 앞서 있는 모습을 그렸다고 한다. 이를 통해 남성과 여성 간 위계질서에 도전하고 주체적인 여성을 재현하고자 했다. 1985년 뉴욕의 화랑가에서 영향받은 밝은 색채와 자유로운 분위기의 과감한 구도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땅에는 천의 여성이>는 수북이 쌓인 마른 낙엽 위에 다양한 여성의 모습이 등장하고 그 사이로 작은 야생화와 풀들이 움튼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중앙에는 작가가 관매도에서 만난 할머니가 있다. 작가는 밭을 일구며 자식을 걱정하는 그 모습에서 생명을 생산하고 길러내는 인류의 어머니를 느꼈다. 왼쪽 방향으로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해방춤을 추었던 무용가 이애주, 엄마 노동자이자 피코노동조합 사무장 홍성애, 전통복을 입고 춤추는 인물, 위안부 피해 여성 모습이 보인다. 김인순은 이들의 모습을 땅 위에 중첩함으로써, 수많은 여성의 희생과 헌신이 터가 되어 메마른 땅에서 새로운 생명이 싹트고 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04년 ‘땅·물·살-중심의 동요’를 주제로 개최된 <조국의 산하>에 출품되었다. 중심을 동요하게 하는 주변 존재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 이 전시에서 김인순은 중심의 바깥에 위치하지만, 생명을 생산하는 강인한 힘을 지닌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땅과 함께 제시하고자 했다. 한국 여성의 사회적 현실 예술로 표현 작가 김인순(金仁順, 1941-)은 한국 여성주의 미술가다. 사회를 반영하는 리얼리즘 미학과 현실주의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 작가는 한국 여성의 사회적 현실을 예술로 표현했다. 그는 여성해방운동을 실천하면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여성의 시대적 가치를 탐색했다. 나아가 여성이 가진 긍정의 힘과 생명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한국의 자생적 여성미술을 민족적 조형언어로 구축하고자 했다. 2020년 김인순 작가는 한국 여성주의 미술 연구와 미술사적 기록 보존을 위해 양평 작업실에 있는 작품 106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기증 작품은 작가 본인의 작품 96점과 1980-90년대 여성미술 운동을 실천한 여성미술연구회(여성미술분과, 1986-95), 그림패 둥지(1987-89), 노동미술위원회(1990-92) 등이 공동 제작한 걸개그림 10점으로 구성된다.
입력 2024. 09. 04. 08:3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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