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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 “등로(登路)주의로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 실현한다”
지난해 연말 연임이 확정돼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왕성한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더 당당해지고 자신감이 넘친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한 회장은 신한은행연수원에서 열린 ‘2014년도 신한경영포럼’에서 그룹경영전략을 발표했다. 한 회장을 비롯해 그룹사 CEO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선 2014년 신한금융그룹의 경영슬로건인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을 발표하고 ‘고객을 위한 창조적 종합금융 실현’을 목표로 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 수익률 제고를 위한 창조금융, 은퇴 비즈니스 추진의 차별화, 글로벌 현지화/신시장 개척, 채널 운영전략 혁신, 전략적 비용절감과 성과도출이라는 6개 중점추진과제를 선정했다. “이제 ‘금융의 본업’이라는 관점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시기가 왔다”고 강조한 한 회장은 “하지만 정상에 오르는 것 자체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아니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정상에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과정을 중시하는 ‘등로(登路)주의’에 입각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신한에게 주어진 생존의 문제”라며 “올해도 금융인으로 업에 대한 진지한 사명감과 도전정신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정상에 오르는 방법 모색하다 한 회장은 등로주의(과정을 중시하는 등정방식)를 강조했다. 과거 에베레스트 정상정복은 인류사에 엄청난 도전이었지만 이젠 장비와 인력만 제대로 갖추면 아마추어들도 오를 수 있는 곳이 됐고, 그래서 일부 산악인들이 등반의 가치를 새롭게 정의한 것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정상에 오르겠다는 등로주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정을 중시한다고 정상에 오르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며 정상을 목표로 하지 않는 산악인이란 처음부터 말이 안 되고 그것은 취미활동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가까워지고 신한만의 차별적 경쟁력도 점차 약해지면서 고객들의 체감가치도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고 여기에 더해 기존 방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과도 빠르게 줄고 있다. 기존의 등산로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니다 보니 점차 길이 손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에 오르는 새로운 방법과 루트를 개척하는 것은 앞으로도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이자 생존의 문제며 올해의 경영슬로건인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은 이같은 현실인식에서 나왔다. 신한이 금융위기 이후 과도기를 거쳐 올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함에 있어 지금까지와 다른 접근방식, 금융인으로서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정상에 오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올해의 경영슬로건인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의 탄생배경을 소개한 한 회장은 “솔직히 등로주의에 대해 힘들고 고생스러울 텐데 꼭 그 어려운 길을 가야 해, 그냥 적당히 타협하고 좀 편하게 살면 안 될까, 기껏 고생해 정상에 올랐는데 굳이 어려운 길로 다시 한 번 오르자고 하니 이제 그만 올라가면 안 되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어떤 사람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틀렸다고 할 수 없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고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산악인은 왜 산에 오르는가’라는 업(業)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은 생계유지 수단, 혹은 성공을 위한 수단이라는 측면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과정 자체가 그 사람에게 중요하고 유의미하다. 만약 산악인 박영석 대장이 단순히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해 산을 올랐다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을 때 그만뒀을 것이다. ‘산을 올라야 산악인’이라는 말처럼 박 대장에게 산을 오른다는 것은 그 자체가 유의미하고 자신의 중요한 존재이유이자 정체성의 일부다. 이렇게 생각하면 등정에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금융의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 한 회장은 “산악인들이 등로주의라는 새로운 길을 찾아냈듯이 우리도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미션과 존재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미션인 ‘따뜻한 금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금융의 본업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금융의 본업을 통해’는 따뜻한 금융을 구현하기 위한 방법론을,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지향해야 할 결과를 뜻한다. 따뜻한 금융을 처음 이야기할 때 ‘금융의 본업’을 강조한 이유는 과거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방식이 본업과는 별로 상관없는 방식으로 이뤄져 이젠 본업을 통해 일상업무 속에서 이를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세상을 이롭게 한다’를 강조한 이유는 금융위기 이전까지 성과에 매몰된 나머지 고객과 사회가치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홀했음을 반성하고 창립정신으로 돌아가 신한의 존재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는 의미였다. 현재 요구하는 금융의 본업은 시대흐름에 맞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고, 고객이 맡긴 자금을 잘 운용해 불려주는 것이다. 다만 금융의 본업을 잘 하기 위한 도구인 금융상품과 서비스, 자금운용 방식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현 시대는 금융위기 이후 사회경제적으로 커다란 전환기라 변화의 폭이 큰 상태다. 그래서 상품, 서비스, 자금운용 방식에서 과거와 다른 방법,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한다. 이런 새로운 방법론을 포괄하는 것이 ‘창조적 금융’이고 이는 따뜻한 금융의 방법론을 구체화한 개념이다.” ‘창조적 금융’은 ‘따뜻한 금융의 방법론을 구체화한 개념’이라는 한 회장은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신한의 지향점을 달성하는 과정을 더 구체화시킨다. “창조적 금융을 통해 고객의 자금을 잘 불려주고, 자금이 필요한 유망기업에 이를 공급해줄 수 있다면 당연히 고객가치도 커지고, 신한도 그 일부를 수익으로 얻을 것이고 또 더 많은 고객들이 신한과의 거래를 원해 신한의 기업가치도 점점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신한이 더 많은 고객들과 거래하면서 그들의 성공을 돕고 경제 전반의 관점에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금융의 기능을 잘 수행하면 사회적 가치도 커질 것이고 이렇게 고객과 기업, 사회의 가치가 함께 커지면서 상생발전을 이뤄나가는 모습을 ‘상생의 선순환구조’”라고 설명했다. “따뜻한 금융의 개념을 발전시킨 ‘따뜻한 금융 2.0’은 ‘창조적 금융’이라는 방법론을 통해 ‘상생의 선순환구조’를 형성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상생철학은 금융위기의 반작용으로 불쑥 생겨난 것이 아니다. 뿌리 깊은 전통을 지녔다. 신한은행 초기의 7B이념이나 ‘새싹의 꿈, 키우는 보람’이라는 슬로건도 고객과 사회, 그리고 금융사의 동반자적 관계, 상생의 관계를 강조했다. 조흥은행의 전신인 한성은행의 설립취지(1897년)인 ‘우리 상공업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민족경제를 육성한다’는 문구에도 우리 민족의 자주적 발전을 바라는 상생철학이 담겨있다.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건국이념인 홍익인간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따뜻한 금융의 핵심인 상생철학을 열정적으로 강조한 한 회장은 “각국의 신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단군신화는 다른 나라의 신화들과는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며 “신한의 미션의 근본에는 우리 민족과 국가경제 발전을 염원한 창업정신이 있고 그 창업정신의 뿌리에는 단군신화에 담긴 우리 민족 고유의 상생철학이 있다”고 역설했다.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 창조적 금융 적극 추진하다 한 회장은 “신한의 업과 존재이유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따뜻한 금융’을 더 구체적으로 정의했다”며 “이제 ‘이것을 더 잘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넘어갔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올해 사업계획의 구체적 방향성이 도출됐다”고 소개했다. 올해의 주력 사업전략은 6가지다. “첫번째는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다. 추진경과를 보면 개념에 대한 전파는 어느 정도 이뤄졌고 회사 차원에서 따로 추진한 실적도 있지만 현장직원들의 일상업무에 이르기까지 녹아 들어가지는 못한 것 같다. 이런 취지에서 올해 따뜻한 금융의 추진에선 ‘내재화’에 중점을 둔다. 각 사별로 현장의 실천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원칙을 정립하고 실천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한다. 또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 정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 지속적인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사람들이 조직의 리더들이다. 리더들이 따뜻한 금융에 대해 확신을 갖고 변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조직원들도 바뀔 것이다.” 두 번째는 수익률 제고를 위한 창조적 금융이다. “운용 측면에서 창조적 금융의 의미는 시대흐름에 맞는 다양한 운용방식을 모색함으로써 고객이 맡긴 자산을 잘 불려주고 더불어 자체 운용자산의 수익률도 높이는 것”이라며 “예전에 비해 성장이 둔화되어 금리가 내려가고 자산가격의 상승세도 꺾이면서 금융의 화두가 ‘운용’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주택이 더 이상 노후를 보장해주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은 중산층들은 다양한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은행, 보험사, 연기금 역시 저금리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운용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렇게 점차 다양해지는 운용수요에 대해 적절한 투자방식을 제공하는 것 또한 금융이 해야 할 중요역할이다. 아울러 금융사의 보유자산 운용방식도 시대흐름에 맞게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주식, 채권 외에 다양한 투자방안을 모색해 본다든가, 여신 일변도의 운용에서 벗어나 투/융자 복합상품을 시도해 본다던가 하는 것이다. 기존에 잘 해보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제도나 시스템도 미비하고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길을 개척하면 그룹의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세번째 과제는 은퇴 비즈니스 추진의 차별화다. 한 회장은 “이 과제는 은퇴라는 특정영역에서 창조적 금융을 좀 더 구체화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금융권에서도 은퇴시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나오고 있지만 이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은 여전히 초기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다. “고객의 은퇴에 대한 니즈를 제대로 해결해 주기 위해선 고객이 어떤 은퇴생활을 원하는지,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위험성향은 어떠한지 등 고객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은퇴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고객을 보면 우리는 지극히 우리 관점에서 ‘어떤 상품을 팔 수 있을까’부터 생각했던 것이 아닌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심지어 상품판매를 위해 은퇴에 대한 고객의 불안감을 이용하는 측면도 있다. 이런 접근은 곤란하다. 조금 더디더라도 고객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은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의 관점에서 우리가 가진 역량을 모은다면 은퇴시장은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고 고객과 신한의 신뢰와 상생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네번째 전략은 성장하는 글로벌시장에서의 역할 찾기다. “저성장/저금리시대를 맞아 고성장의 기회가 남아있는 글로벌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점차 글로벌화되어가는 국내 기업들을 더 잘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글로벌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며 “현재 15개국 70개 네트워크를 갖고 있지만 추가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없는지 계속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카드사가 은행과 협력해 베트남시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처럼 신한의 강점을 활용한 비은행 부문의 글로벌진출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진출국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에는 현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내든 해외든 금융의 본업을 잘하려면 현지 고객의 신뢰를 얻고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기본이다. 현지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군별, 지역별 특화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을 공략하면 신한은 빠르게 발전하는 신흥국시장에서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릴 수 있다.” 채널 운영전략 혁신하고 전략적 비용절감에 나서다 다섯번째는 채널운영전략 혁신이다. 한 회장은 “기술발달로 금융과 관련된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인터넷 뱅킹(은행)과 홈 트레이딩 거래(증권), 다이렉트보험(보험) 등이 강세를 보이고 펀드 슈퍼마켓 개념의 회사가 설립돼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이런 변화의 흐름을 잘 살펴보면 하나같이 금융사의 기존 채널에 상당한 위협이 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고객의 내점이 줄어듦에 따라 대면상담을 통한 영업기회도 줄어들고, 아웃바운드 영업에 강점을 가진 각 업권별 모집인들이 이런 대면영업의 빈자리를 잠식해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뱅크 3.0’의 저자 브렛 킹은 “뱅킹은 더 이상 우리가 가야 할 장소가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라고 주장하며 기술발달로 고객의 금융거래 패턴이 근본적으로 변하면서 전통적인 리테일 채널이 급속하게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며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그룹 전체적인 관점의 채널전략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장 비대면 채널에 대한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중장기적으로 대면채널과 비대면채널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대면채널과 비대면채널이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그 역할을 분담하고 각각의 서비스가 고객관점에서 물 흐르듯이 유기적으로 통합되는 것이 진정한 미래 채널의 모습이 될 것이다. 그룹사간 채널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도 생각해봐야 한다. 효율성이 강조되는 경영환경 아래서 그룹사간의 채널 역할분담과 마케팅에서의 협업은 더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그룹사들이 고객가치를 높인다는 공동목적을 위해 협업을 추구한다면 차별화된 경쟁력은 물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섯번째는 전략적인 비용절감과 성과도출이다. 한 회장은 저성장/저수익이라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이 불편한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업은 대규모 초기투자가 필요한 일종의 장치산업 같은 성격을 갖기에 복잡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전산시스템이 필요하고 전국에 지점망을 설치하는 데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할 직원들도 미리 채용해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략적 비용절감이 차별적 경쟁력이 되기 위해선 좀 더 적은 비용으로도 고객에게 예전과 같은 수준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의 기술발달과 환경변화는 이런 접근방식을 가능케 해주는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해준다. 전략적 비용절감을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스러운 과정으로 생각하기보다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CEO 승계시스템 구축 등 눈부신 성과 거두다 한 회장이 거둔 경영성과는 눈부시다. 지배구조 개선 등 그동안 국내 금융산업의 약점으로 지적받던 그룹 운영체계를 선진화하며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을 선도했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신한사태’의 원인이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못한 점에 있다고 판단해 이를 개선했다. 보스턴컨설팅과의 협업으로 글로벌금융기관의 사례를 벤치마킹, 그룹 CEO의 자격요건을 사전에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CEO후보군을 육성하는 경영승계프로그램을 구축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켰다. 경영권 장기화가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신규 선임되는 CEO의 연령을 만 67세로 제한하고 연임시 재임기한을 만 70세로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더불어 이사회 산하에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해 이사회가 CEO 승계과정 전반을 상시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CEO의 독단방지와 의사결정체계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그룹경영회의’를 신설해 집단지성을 활용한 개방형의사결정시스템을 구축했다. 금융전문가다운 탁월한 경영능력을 거양했다. 신한금융그룹은 한 회장 취임 첫해인 2011년 국내금융사로는 사상 최대인 3조원이 넘는 순익을 달성했고 2년차인 2012년에도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2조원 대의 실적을 거둬 주주와 투자자 및 시장의 강한 신임을 얻었다. 견실한 성과는 지난해도 이어졌고 4대 금융지주 중 자산규모 대비 수익성과 건전성은 시장에서 인정하는 것처럼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금융인으로서 축적해온 탁월한 리스크관리능력과 시장의 변화를 읽는 힘,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등 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제반 능력을 모두 겸비했기에 가능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더 뱅커’지가 선정한 글로벌 금융브랜드 순위에서 51위를 기록해 국내 금융그룹 1위를 지켰다. 또 DJSI(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국내 은행 부문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는 국내 금융기업 최초로 월드지수에 편입되는 영광을 안았다. 한 회장의 목표는 국내시장에 머물지 않는다. 2015년까지 순익의 10%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창출한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기존의 5대 핵심시장(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에서 ‘현지화’를 무기로 신한의 성공모델을 해외에서 정착시키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 신한은 유수의 글로벌은행을 제치고 제2의 해외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새로운 성장동력 구축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이를 추진해나가는 탁월한 통찰력과 실행력도 인정받았다. 이런 능력은 한 회장이 2012년 초에 도입한 ‘그룹 사업부문제’에서 여지없이 발휘됐다. 미래의 ‘Great 신한’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시행된 ‘그룹 사업부문제’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공통사업부문 중 자산관리는 WM부문으로, 기업금융은 CIB부문으로 통합해 고객에게 통합된 선진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2012년 말부터 순조로운 실적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그룹 사업부문제는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그룹의 분산된 자원을 최적화하는 것으로 이같은 경영관리체계를 도입한 것 역시 신한을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한 회장의 미래전략이다. 스마트금융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또 하나의 무기다. 인터넷뱅킹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1996년 한 회장(당시 신한은행 중소기업지원본부장)은 인터넷을 이용한 금융거래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 3년 뒤인 1999년 7월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권 최초로 인터넷뱅킹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주사에 스마트금융팀을 신설하고 이를 그룹의 핵심전략 중의 하나로 삼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신수익 모델 창출전략을 수립했고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 회장은 서민과 중소기업 지원에 총력을 펼쳐 국가 금융산업 안정화에 기여했다. 저소득/취약계층 및 하우스푸어 등 부실 징후가 예상되는 고객을 집중지원하고 중소기업 일자리창출지원과 함께 일시적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의 회생을 지원하는 등 힐링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또 금융위기 이후 부실해진 저축은행들로 서민금융시장에 혼선이 일어났던 2012년 1월, 토마토저축은행을 인수해 12번째 자회사인 신한저축은행을 출범시켰고 지난해 1월에는 서울지역 영업권을 보유한 예한별저축은행을 인수해 핵심 서민금융채널로 안착시켰다.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평가받는 금융권의 화두인 ‘따뜻한 금융’의 추진은 한 회장의 가장 큰 경영성과다. 취임 후 야인 시절 은행에서 판매하는 펀드에 가입한 일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퇴직금 등 목돈을 갖고 은행을 방문했을 당시 고객의 자금사정이나 연령 등의 고려 없이 은행에 수익성이 높은 펀드가입을 추천받았던 일이 있었다고 고백(?)한 것이다. 당시 금융기관들이 고객을 이렇게 대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취임 후 신한의 미션으로 ‘따뜻한 금융’을 선포했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는 고객을 상생의 동반자로 여기고 고객가치 창조와 고객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봉사활동, 불우이웃돕기 등 기존의 사회공헌활동과는 격이 다르다. ‘고객의 돈을 잘 지키고 불려주는 것이 회사도 수익을 내는 길이다’라는 한 회장의 경영철학은 2만4천여 신한금융그룹 임직원이 따뜻한 금융을 운명처럼 받아들여 행동으로 실천해야 하는 정당성으로 뿌리내렸다. ‘부드러운 미소와 따뜻한 마음 가진 금융인’ ‘부드러운 미소와 따뜻한 마음을 가진 금융인’ 신한금융그룹 임직원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기억하는 한 회장의 모습이다. 주변의 평처럼 한 회장이 그동안 보여준 경영스타일은 부드럽고 따뜻하다. ‘신한사태’로 분열된 조직을 봉합하고 신한의 명성을 회복하라는 특명을 받고 취임한 한 회장은 강한 리더십보다 온화한 리더십을 실천했고 이 덕분에 취임 이후 신한금융그룹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으며 성과 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한 회장이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결은 정통 ‘신한맨’이라는 점이다. 부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한 회장은 1982년 신한은행설립사무국 개설준비위원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부행장을 거쳐 2002년부터 신한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대표이사 사장과 부회장을 역임했고 신한생명을 업계 강자로 성장시켰고 2005년에는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등 경영자로서의 진면목을 보였다. 이렇듯 신한에서 반평생을 보낸 진정한 ‘신한맨’이었기에 취임과 동시에 조직을 장악하고 소신경영을 전개할 수 있었다. 한 회장은 흐트러진 조직 추스르기에 그치지 않고 신한의 저력에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접목시켜 미래를 향한 힘찬 출발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회장을 만난 후배들은 “금융인으로서의 오랜 경륜과 부드러운 인상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에 끌릴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 명석한 두뇌와 냉철한 판단력, 미래를 꿰뚫는 전략적 혜안이 바탕이 된 추진력과 결단력은 한 회장을 오늘의 자리에 이르게 하기도 했지만 자칫 나락으로 떨어질 뻔했던 신한금융그룹의 르네상스를 이끄는데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2014.3> 2014. 11. 11. https://blog.naver.com/ha9038/220178429424
입력 2024. 12. 06. 08:2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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