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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 예천미지(藝天美地), 세계 최고 발레단 지향하다
“발레는 무언의 표현이다. 몸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며 관객과 소통하고,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다. 감성을 자극해 가슴에 진한 감동을 남긴다. 얼마 전 만난 모 중년남성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발레는 보다 자유롭고 폭넓은 해석이 가능해 매번 더 색다르고, 더 큰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모든 예술이 그렇지만 발레는 특히 알아가는 재미가 탁월하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몇 가지 몸짓의 의미만 제대로 알고 관람해도 전혀 새로운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영원한 지젤’로 불리며 현역 발레리나로 활동할 당시 수많은 화제를 뿌린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명성이 자자한 스타 출신 CEO다. 부상 재발로 2001년에 은퇴한 문 단장은 유니버설발레단 단장과 리틀엔젤스예술단 이사장 활동에 더 집중하며 특히 발레 대중화와 한국 발레의 국제화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문 단장은 특히 예천미지(藝天美地, 천상의 예술로 세상을 아름답게)를 비전으로 삼아 탄생한 유니버설발레단을 세계 최고의 발레단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미션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한다. 자막서비스 도입 등 대중화에 앞장, 큰 성과 거두다 “발레리나로 활동할 당시에는 모든 일상과 생각이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관객들에게 최고의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선 오롯이 발레에만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 하는 것이 발레리나의 일상이다. 어떤 분이 발레리나는 공연이 없을 때 무엇을 하냐고 물어서 놀란 적이 있다. 발레리나는 공연이 없어도 쉬지 않고 맹훈련을 해야 한다. 그렇게 스스로 집중도를 높이지 못하면 절대 최고의 무대를 만들 수 없고, 관객들에게 최고의 감동도 안겨줄 수 없다.” 끊임없는 반복 연습만이 발레리나의 숙명이라고 단언하는 문 단장은 은퇴 후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발레가 대중과 상당 부분 괴리돼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어렵다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문 단장은 당장 발레의 대중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고심을 거듭하며 발레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하나하나 마련해나갔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프로그램들이 바로 공연 전 해설, 실시간 자막, 영상감상회, 오픈리허설, 문훈숙의 발레이야기, 발레엿보기, 발레 뮤지컬 제작 등이다.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2008년 한국 발레 최초로 전막 공연 전에 객석에서 해설을 했고, 실시간 자막도 도입했다. 특히 실시간 자막은 반대 의견이 워낙 비등해 도입하기까지 무려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처음 자막 서비스 도입을 제안하자 모든 스태프들이 반대했다. 외부의 시각도 호의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인내심을 갖고 여건이 성숙되길 기다렸고 첫 제안 후 3년 만에 시작했다. 자막이 필요 없는 시기가 빨리 오길 바라며 도입한 이래, 지금은 초기보다 자막의 량이 확 줄었다. 이는 발레의 대중화가 진전을 이뤘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공연 전 해설도 발레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 얼마 전 모 여대생 2명을 만났다. 발레를 처음 본 그들은 공연 전 해설을 듣고 발레를 관람한 후 발레의 매력에 푹 빠졌다며, 이제는 발레 공연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챙겨보는 마니아가 됐다고 말했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발레의 매력에 더 빠지기 쉽다 발레 대중화에 진력해 큰 진전을 이뤄낸 문 단장은 발레도 와인처럼 알면 알수록, 더 푹 빠지게 되는 매력적인 예술이라고 말한다. “제가 처음 발레를 시작할 당시 만해도 발레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발레단에 한국 무용수들이 수석 무용수로 활약하고, 유년기부터 발레를 배우는 이들도 많아졌다. 얼마 전에는 군대의 발레동아리 동영상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무대 위에서만 보는 예술에서 벗어나, 이제는 생활 속의 예술로 그 영역을 넓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한국 발레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큰 진전을 이뤘지만 발레 대중화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장기 과제고, 여기에 일조할 수 있어 매우 보람이 크다.” 특히 문 단장은 우리나라에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이 상당히 많다며 이들은 발레의 매력에 더 깊숙이 빠져들 수 있다고 말한다. 발레는 ‘음악을 몸짓으로 시각화’하는 고품격 예술이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과 발레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발레리나의 수려하고 우아한, 때로는 격정적인 몸짓을 통해 클래식 음악이 표현하자고 하는 감성을 표출하기에, 때로는 발레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 등 서구에서 발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들 국가들에는 전통적으로 클래식 음악이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개런티 받는 최초의 한국 발레단으로 성장하다 문 단장이 CEO를 맡고 있는 유니버설발레단은 올해로 창단 33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대표 발레단이다. 민간 발레단이라는 점에서 더 큰 평가를 받는 유니버설발레단은 지속적으로 해외공연을 진행하고 이 덕분에 ‘발레 한류’로 통칭되는 한국 발레의 국제화에 큰 기여를 해오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오래 전부터 해외공연을 진행해왔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의 발레 공연 시장이 열악해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에서 해외공연을 많이 했다. 이후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설립자이신 문선명 총재의 과감한 투자로 발레의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 공연을 의욕적으로 진행했다. 한국 발레를 알리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2010년부터 유럽과 미국, 중동, 아프리카 등 해외 공연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렸고 그 결과, 러시아, 프랑스, 대만, 오만, 남아프리카 공화국, 콜롬비아 등에서 공연 요청이 들어왔을 뿐만 아니라 개런티와 체재비까지 받으며 공연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해외공연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덕분에 한국 발레 최초로 개런티를 받고 해외공연을 하는 발레단으로 성장한 것이다. 또 클래식 명작 발레뿐만 아니라 <심청>, <춘향> 등 창작 발레로도 해외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이는 한국 발레를 세계 정상에 올려놓고자 하는 설립자의 비전과 외국의 유명 발레단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유니버설발레단의 탁월한 능력이 만들어낸 매우 의미 있는 쾌거다.” 유니버설발레단을 해외에서 개런티를 받고 공연하는 세계적인 발레단으로 성장시킨 문 단장은 미국 공연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겪은 한 가지 일화를 소개하며 세계적인 발레단으로 성장한 유니버설발레단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1996년 미국 공연을 추진할 당시, 폴 질라드(Paul Szilard)라는 꽤 유명한 공연기획자를 섭외했지만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불명확한 아이덴티티와 경쟁력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공연기획 자체를 단박에 거부했다. 이후 브루스 스타이블(Bruce Steivel) 예술감독의 주도 아래 미국 공연을 독자적으로 추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 뉴욕으로 날아갔다. 그런데 공연을 관람하러 온 그 유명한 공연기획자가 공연 후 먼저 만나자는 요청을 해왔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실력에 매료됐다며 당장 공연기획을 맡아보겠다는 제안을 먼저 한 것이다. 그래서 그와 함께 미국과 유럽 공연 등을 추진했고 많은 성과를 거뒀다. 돌이켜 보면 그는 유니버설발레단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공을 세운 훌륭한 공연 기획자였다. 작고 후 유니버설발레단은 그의 추모 공연에 앨빈 애일리(Alvin Ailey) 무용단 같은 유명 단체와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지젤’을 비롯해 모든 역할이 마음에 쏙 들었다 ‘영원한 지젤’로 불리는 문 단장은 지금까지 숱한 무대에 올랐고, 다양한 역할들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어느 작품의, 어떤 역할이 가장 기억에 남고, 또 좋았냐고 물었다. 모든 역이 좋았다는 담백한 답변이 돌아왔다. 콕 찍어, 어느 작품, 어떤 역할을 지목하기 어렵다는 의미였다. <지젤>은 문 단장을 세계적인 발레리나의 반열에 오르게 한 명작이다. 20대 중반인 1989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에서 키로프발레단(현 마린스키발레단)이 공연한 <지젤>의 객원주역으로 무대에 오른 문 단장은 이 작품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고, 이후 연달아 <돈키호테>와 <백조의 호수> 등에서 주역으로 캐스팅되며 한국 발레의 수준과 품격을 한층 더 격상시켰다. 당시 문 단장은 지젤 역을 맡아 그 누구보다 가장 완벽하게 소화했고, 이 덕분에 ‘영원한 지젤’이라는 찬사와 닉네임까지 함께 얻었다. “누구나 타고난 성품이 있다. 지젤 역은 저의 성격과 가장 잘 맞다고 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그래서인지 더 몰입해 연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발레리나는 숙명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또 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과 사명을 부여받는다. 지젤뿐 아니라 지금껏 무대에 올라 맡았던 <심청>의 심청, <라 바야데르>의 니키아, <백조의 호수>의 오데트-오딜, <돈키호테>의 키트리,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오로라, <호두까기 인형>의 사탕요정 등도 마찬가지였다. 연륜이 생기면서 표현력이 더욱 성숙해지기 때문에 같은 작품을 올리더라도 어제와 다른 나를 디자인하는 것처럼 매번 새로운 마음으로 더욱 더 완숙한 연기를 할 수 있어 특히 좋았다. 현역으로 활동할 때는 너무 힘들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은퇴 후에는 가끔씩 무대가 사무치게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 때마다 역설적으로 현재 주어진 일에 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값진 교훈을 얻는다.” 솔직 담백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문 단장은 유니버설발레단은 오는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네긴>을, 12월 21일부터 31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호두까기인형>을 각각 공연한다고 소개한다. 문 단장은 특히 <오네긴>은 자주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이들이 공연장으로 찾아와 <오네긴>이 전해주는 깊은 감동을 만끽하면 좋겠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문 단장은 유니설발레단의 간판스타인 황혜민, 엄재용 수석 무용수가 이 무대로 고별 무대를 가지게 돼 더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인다. 세계적인 발레 안무가 존 크랑코의 드라마 발레로 잘 알려진 <오네긴>은 유니버설발레단이 2009년 한국 발레단 최초로 공연권을 획득해 큰 화제를 모았다. 러시아 소설가 알렉산드르 푸쉬킨의 <예브게니 오네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발레로 오만한 남자 ‘오네긴’과 순진한 처녀 ‘타티아나’의 엇갈린 사랑이 짙은 감동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존 크랑코 재단의 검증 하에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발레단에게만 공연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에 접하기 힘든 수작이다. 티켓 예매, 기업체 후원 등 더 많이 늘어나길 기대하다 문 단장은 우리나라 문화예술분야가 양적이나 질적으로 많이 성장했다는데 동의한다. 특히 티켓을 예매하고 공연을 즐기는 이른바 ‘진성 관객’들이 많아졌다며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김영란법 발효 이후 기업의 후원 등이 다소 주춤거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개선 또는 보완될 필요성이 있다고 피력한다. 기업의 정상적인 후원마저 위축돼 공연예술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문 단장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한국 발레가 국내에서 부흥기를 맞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발레 단체들에 대한 정부 및 민간의 지원들이 더 많이 늘어나, 실력 있는 발레 유망주들이 발레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더 탄탄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특히 문 단장은 지자체 등이 주도적으로 발레단을 더 많이 만들어 서울 편중현상을 해소하고, 발레의 저변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인프라스트럭처가 안정적으로 구축돼 현역 무용수에서 은퇴하는 예술가들이 각 지역의 발레단에서 단장, 예술감독, 지도자, 안무가 등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가 더 많이 만들어지면 한국 발레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발레 대중화도 좀 더 빠르게 실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고의 발레리나에서 최고의 CEO로 변신한 문 단장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모든 스태프와 단원들에게 ‘정성’을 가장 많이 주문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신들이 해야 하는 일에 꾸준히 ‘지극한 정성’을 더해야 최고의 성과를 거둘 수 있고, 또 충만한 행복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성들이 개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높아진 경쟁력들이 하나하나 모이면 유니버설발레단의 전체 경쟁력으로 수렴되기 때문에 정성을 강조한다. 2017. 10. 13. https://blog.naver.com/ha9038/221116025556
입력 2024. 12. 13. 08:5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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