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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도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혁신성장 주인공 기업 빛나도록 현장과의 가교 역할에 충실할 것”
국무총리를 비롯해 각 정부 부처 장관들이 연일 현장소통 행보를 펼치며 ‘혁신성장 서포트 타워’를 자처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깨우고 기업의 기술혁신을 독려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산업기술진흥원(원장 김학도, 이하 KIAT)이 활발한 현장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KIAT는 민간의 연구개발(R&D)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자금을 집행하는 과제관리 전문기관이다. 현장 경영이야말로 혁신성장의 모체라고 말하는 김학도 원장이 직접 보고 들은 산업 현장 이야기를 들어본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 여건이 우울하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격화로 세계 전반에 자국 중심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으며,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은 계획했던 투자를 미루거나 집행을 취소하고 있다. 수출에 기대 성장해온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도 위태해졌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가능인구 감소 등 고용시장에 찬바람을 불게 하는 요인도 많다. 이처럼 처해 있는 상황이 엄중한데도 획기적 해법은 아직 묘연하다. 무엇보다 혁신성장을 이끌어야 할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KIAT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기술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시장 트렌드에 맞춰 빠르게 기술혁신을 할 수 있도록 단순 R&D 자금만 지원하는 것을 넘어 고급 기술인력 양성, 기술사업화, 국제협력 등을 폭넓게 지원한다. 올해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벤처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로부터 약 1조4천억원 가량의 예산을 위임받아 집행했다.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업과의 접점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많다. 김학도 원장은 취임 직후 “한국 경제의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실현하는 주체는 민간 기업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지난 11월에는 ‘혁신성장’을 주제로 한 기업 간담회를 잇따라(총 8회) 개최했다. 주제는 수소경제, 바이오·헬스, 전기·자율주행차, 지능형 로봇, 드론, 스마트 제조,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으로 대부분 정부의 혁신성장 3대 전략투자 분야 및 8대 선도산업, 산업부 5대 신산업 분야에 속하는 산업들이다. “산업, 지역, 규모에 따라 요구사항 다양” -지난 11월 한 달 내내 현장소통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산업별, 지역별로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KIAT는 원래 현장과의 접점이 많습니다. 정부 정책의 수혜자인 각 지역, 대학, 연구소, 중소·중견기업에 전달하는 일종의 1차 벤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업들을 자주 만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인들을 만나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건 사실 제가 취임하면서부터 계속해 오던 것이지 특별한 행사는 아닙니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혁신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간담회에서는 산업 현장에서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자문도 해줍니다. 기업에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 현재 진행하는 정부 지원사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이나 전문가를 소개해주기도 하지요. 그래서 지난달 기업 간담회에는 산업과 경영 전반에 걸쳐 조언을 해줄 수 있는 학계, 금융계 전문가들이 함께했습니다. 기업에 자문을 해주는 과정에서 정책 개선과 관련한 아이디어도 발굴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과의 소통은 KIAT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현장에 가면 무슨 얘기를 가장 많이 하던가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사업을 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제거해 달라는 요구가 많습니다. 물론 산업에 따라, 지역에 따라, 또 기업 규모에 따라 조건이 다르다 보니 걸림돌은 아주 다양합니다. 일할 사람이 없다, 연구개발 장비가 부족하다, 사업화 자금이 달린다, 제품 인증 비용이 비싸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특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신기술 트렌드를 알고 싶다, 해외에 제품을 수출했는데 마케팅을 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등등 매우 다양합니다. 여기에 대외적인 경기 여건이 좋지 않으니 기업들이 더 크게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보입니다. 숨어 있는 규제가 많은 것도 기업들의 혁신 활동에 발목을 잡고 있고요.” “프렌드컴퍼니 러닝메이트는 원스톱 기업애로해결 서비스” -기업의 애로가 복합적이라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인력, 기술, 금융, 정보, 규제 개선 등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기업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현장 면담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KIAT는 ‘프렌드컴퍼니 러닝메이트’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중소기업이 직면한 애로사항을 분석하고 고객 맞춤형 개선방안을 제시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원스톱 기업애로해결 서비스입니다. 수행중인 연구과제와 관련하여 시급한 애로사항을 컨설팅하고, 정부 사업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때 기업지원 업무를 수행해 본 경험이 많은 고경력 시니어 직원이 애로 해결 전문위원이 되고, 필요시 외부 전문가도 활용하여 조언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올 상반기에 자동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산소발생기 시스템을 개발해 판매하는 기업을 다녀왔습니다. 2012년에 설립된 이 기업은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한 병원용 자동 산소발생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재무상황 악화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KIAT와 민간 투자 지원을 받아 병원용 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마침내 지난해에는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에 총 150억원 규모의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제품을 개발하는 국내 업체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규모가 작은 시장에서 정부 지원을 받아 이뤄낸 쾌거였지요. 다만 마케팅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다보니 제품 홍보를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었고, 해당 산소발생기 제품이 의료기기로 분류되면서 건강보험료가 적용되지 않아 병원에서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산업부 장관이 표창하는 ‘이 달의 산업기술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지원해드리고 관계 부처에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해달라고 규제 개선을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혁신성장 마스터플랜, 사업화 혁신 등 4대 부문 중점 지원” -세심한 행정 지원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례네요. 기업을 이렇게 세심하고 종합적으로 지원해준다면 현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에서도 성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혁신성장은 기본적으로 기술혁신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을 말합니다. 기업이 기술혁신을 추진하고, 그 결과로 신산업과 신시장을 만들어 매출과 새로운 일자리라는 결과를 만들어낼 때 완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KIAT는 기업의 기술혁신을 종합적으로 지원하여 혁신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보고, 지난 9월에 ‘혁신성장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혁신성장 마스터플랜은 사업화 혁신, 인프라 혁신, 인재 혁신, 글로벌 혁신 등 4대 부문을 중점 지원하여 기업 주도형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5년간의 로드맵입니다. 창업에서부터 인력 수급, 사업화, 해외시장 진출까지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지원하여 혁신성장을 가속화하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산업계, 연구소, 대학, 유관기관 관계자 등 15명으로 ‘혁신성장 협의체’도 발족했습니다. 협의체에서는 주요 정책과제들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수요를 발굴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혁신성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합리적인 수준의 규제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씀하신 기업사례에서도 역시 규제 애로를 호소하지 않았습니까. ▶“규제가 항상 악(惡)은 아닙니다. 환경, 노동, 안전, 보건 분야의 경우 반드시 필요한 규제도 있지요. 하지만 기존 산업에서 기술 혁신을 거쳐 파생돼 나온 신산업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규제 면에서도 명확하지 않은 회색 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기존 산업과 이해관계가 충돌할 우려도 존재하지요. 따라서 신산업 분야에서 규제를 신속하게 해소해주지 않으면 사업화나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질 것입니다. 정부도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신속한 사업화, 신속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하나의 규제 뒤편에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이 있고, 규제완화로 인한 저항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지요. 적극적인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낮은 자세로 현장목소리 듣고 수렴된 의견 정부에 적극 전달” -취임 일성으로 혁신성장과 일자리창출 지원기관으로 충실하겠다고 하신 지 1년이 되어갑니다. 소회가 어떠신지요. ▶“KIAT는 정부 정책이 최종 수요자인 기업, 대학, 연구소 현장에서 잘 집행되도록 지원하는 매개 채널입니다. 정부에 있을 때는 정책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데만 집중했는데, KIAT에 와서 일하다 보니 현장과의 가교를 담당하는 우리 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요즘처럼 현장에서 입을 모아 ‘위기론’을 말하는 시기일수록 기업의 수요가 산업정책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중재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내년이면 연구개발(R&D)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이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하게 됩니다. 양적으로는 많이 성장했지만 예산이 적재적소에 제대로 쓰여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내년에도 발로 뛰면서 기업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매진하겠습니다. 낮은 자세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수렴된 의견은 정부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겠습니다. 더 열심히, 더 자주 기업을 찾아다니면서 현장과 소통하는 KIAT의 모습을 지켜봐 주십시오.” CEO TIME 2018. 12. 3.
입력 2024. 12. 17. 11:4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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