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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공동창업’과 ‘이사회 중심 경영체계’ 통해 색깔 뚜렷한 ‘게임제작의 명가’로 성장시키다
‘기업가는 어떤 변화를 준비해야 할까?’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요즘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핵심 화두다. 장 의장은 임원들뿐 아니라 지인들과의 대화나 외부강연 등에서도 이런 화두를 자주 올리며 밀도 높게 소통한다. 이처럼 열린 소통을 통해 보다 합리적으로 화두를 풀어나가는 장 의장은 “시장과 환경 변화는 시작됐고, 그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기업가는 이런 변화의 속도를 주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동창업’과 ‘이사회 중심 경영체계’를 통해 크래프톤을 자신의 색깔을 온전히 보유한 ‘게임제작의 명가’로 성장시킨 장 의장은 “기업은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리고 사회와 밸런스를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 탄탄한 이사회 체계와 공동창업이 가능한 사람을 발굴하고 키워나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장 의장은 또 “사회적으로 필요한 스타트업과 인재를 성장시키는 일에 기업과 산업, 정부가 함께 역할을 해야 한다”며 “허리가 튼튼해야 그 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한 장 의장은 개발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IT 벤처기업 네오위즈(1997년)와 첫눈(2005년)을 공동창업했다. 2007년 게임개발사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을 공동창업했고 온라인게임 ‘테라’와 ‘배틀그라운드’를 선보이며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통장 잔고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힘든 시절과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지만 이런 위기를 모두 이겨내며 이제는 대한민국의 대표 CEO로 성장한 장 의장은 크래프톤을 설립한 2007년 초 기업투자 전문벤처캐피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를 공동설립해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는 국내 최초로 모태 펀드의 자금을 받지 않고 민간자금으로만 이뤄진 벤처캐피털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창업과 투자분야 모두 기술 백그라운드가 강한 스타트업을 위주로 진행한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초대위원장을 맡은 장 의장은 재임 당시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 확산에 큰 기여를 했다. 현재는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과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고문을 맡고 있다. 일문일답을 통해 장 의장의 생각과 비전 등을 조명해본다. “탄탄한 이사회 체계가 기업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의장님은 ‘공동창업’과 ‘이사회 중심 경영체계’를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기업을 경영하면서 지키고 싶은 방향성이 바로 ‘공동창업’과 ‘이사회 중심 경영체계’입니다. 대다수 주식회사는 창업자의 소유가 아닙니다. 임직원, 경영자, 주주가 견제와 균형을 갖추고 더 나아가 사회와 밸런스를 가지는 것이 보다 나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이사회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공동창업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탄탄한 이사회 체계가 기업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아쉽게도 탄탄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거나 이슈를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들로 채워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사회를 운영할 수 있는 인재 풀을 키워야 하고 이사회가 잘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쉽지 않지만 방향성은 명확하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공동창업형태로 창업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기업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고 나와 다른 색깔의 파트너들을 만나면서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벤처나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공동창업을 선호하고 실제로 예전보다 많이 실천합니다. 물론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제 자신이 좀 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사회적으로 필요한 스타트업과 인재를 성장시키는 일에 기업과 산업, 정부도 함께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의사결정시 중시하는 경영철학은 무엇인지요. 크래프톤이 추구하는 비전과 기업문화, 중장기 경영전략도 함께 소개해주세요. ▶크래프톤은 ‘게임제작의 명가’를 지향합니다. 명작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목표 실현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인지하고, 흔들리지 않는 목적의식을 가진 명장이 중심이 되는 모습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각자의 다양성을 유지하면서도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독특한 제작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제작팀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들 스스로의 색깔을 갖고 지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한편으로는 대화와 교류를 통해 상호이해를 더 깊게 하고, 경험과 자원을 공유합니다. 게임제작 과정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끈기 있게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고 도중에 실패도 존재합니다. 그렇게 제작하더라도 고객과 시장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안 됩니다. 언제든지 우리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겸허한 자세를 갖고 ‘고객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한 지속적인 도전을 할 수 있는 체계와 문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지속적인 도전을 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가 동반돼야 합니다. 기업은 분명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길 때 투자의사결정을 합니다. 한 번의 도전으로 성공하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무한하게 여러 번의 도전에 투자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제작팀을 지원하는데 차이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꿈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방향성을 향해 경험을 축적하고 다음 도전에 활용할 줄 아는 제작리더십과 구성원들에게 재도전의 기회와 지원이 주어집니다. -‘2020년 과학·정보통신의 날’에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습니다. 소감이 궁금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마련하고 국내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과분하면서도 매우 감사한 마음입니다. 초대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무겁게 느끼면서 일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좀 더 기여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기업가이자 투자자로서 국가산업 발전에 더 많은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게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로벌 ‘게임제작의 명가’로 착실하게 성장한 크래프톤이 보유한 탁월한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제작리더십이 뚜렷한 색깔을 유지하면서 주도권을 갖는 게 크래프톤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빅히트작인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도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세 번 실패했지만 그들의 결정을 존중했고 지지했습니다. 결국 네 번째에 배틀그라운드가 시장에서 인정받았습니다. 물론 크래프톤은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이런 실패와 도전을 최대한 줄이고 성공사례를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IP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이를 통해 체득한 글로벌시장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입니다. 게임제작사로서 앞으로 새로운 IP를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동안 실행했던 다양한 실험과 글로벌시장에서 대중적 IP를 성공시켰던 폭넓은 경험이 새로운 IP를 만들어내는데 의미 있는 토양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2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을 달성했습니다. 그 비결과 3년 연속 1조 클럽 달성을 위한 핵심경영전략을 밝혀주세요. ▶2년 연속 매출 1조원 달성은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덕분입니다. 결국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즐거워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게임은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글로벌한 시장을 갖고 있습니다. 거시적으로 보면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은 크래프톤만의 성공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서비스 대중화를 시작으로 지난 30여 년 동안 IT분야에 다양한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투자했습니다. 스타트업에 많은 정책 및 인재육성 지원도 있었습니다. PC방과 e스포츠 보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적인 도움도 중요하게 생각해볼 부분입니다. 배틀그라운드로 매출 1조원에 도달했다고 하지만, 한편으로 배틀그라운드 외에 다른 성장 모멘텀을 찾는 것이 숙제입니다. 하나의 게임이 오랜 기간 동안 외적 성장을 보여주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현상유지를 하기도 쉽지 않은 시장입니다. 그래서 절대, 시장과 고객을 잊지 말아야 하고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제작역량을 최적화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추구해야 합니다. -의장님은 인재 발굴 및 육성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어떤 인재상을 원하는지요. ▶크래프톤의 구성원들에게 바라는 인재상은 명징합니다. ‘책임과 자율, 투명성’ 등을 꼽고 싶습니다. 창의적 성과와 결과물은 자율적 개인이 만들어내는 경향이 짙습니다. 단순히 시키는 일을 잘 하는 구성원들이 아니라, 스스로 책임을 지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인재를 바라고, 이를 위해선 업무투명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허리 튼튼해야 게임산업 전체가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의장님은 국내 게임산업 및 창업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게임산업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게임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예측기관들은 스마트폰, 5G 등의 도구들이 나옴으로 게임산업이 향후 15년, 20년 이상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게임은 전 세계인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다수의 게임제작 스타트업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비대면산업의 성장세가 도드라질 것으로 전망돼 게임산업의 미래는 더 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산업은 새로운 게임회사가 출발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허리가 튼튼해야 게임산업 전체가 튼튼해지고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게임산업에 대한 견해를 밝힐 때 늘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게임산업 생태계 구성이 ‘잘 되는 게임회사 몇 곳과 나머지’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다수의 중견 게임제작사와 그렇게 되기 위해 시작하는 스타트업들’로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한 게임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선 게임제작사에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해야 하고 투자업계의 적극적 자금지원과 제도적 기반 마련도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물론 단순히 산업적으로만 해석하면 곤란합니다. 과몰입, 또는 부정적 요소에 대한 진중한 논의도 계속해야 하고 게임산업 발전에 적합한 인재육성과 지원 등 사회적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전체험으로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작 ‘엘리온’의 출시계획 등 향후일정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오랜만에 크래프톤이 개발한 PC MMORPG를 시장에 선보이게 됐습니다. ‘엘리온’은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셔로 출시일정 및 서비스와 운영 전반, 커뮤니케이션 등을 책임져줄 협업 파트너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제작사로서 크래프톤은 “올해 출시를 목표로 제작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 오랫동안 엘리온을 기다려온 유저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정도로 짧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KAIST 100억원 기부 등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이고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KAIST에 기부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우연한 성공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통장 잔고를 걱정하는 등 여러 차례 굴곡을 겪으면서 지금까지 이뤘던 것들을 돌이켜보면 KAIST 생태계의 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했음을 깨닫습니다. KAIST 재학시절 연구를 계속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는데, 그때 지도교수님이 창업을 허락하지 않았다면, 슈퍼프로그래머로 불릴 때 교수님과 전자계산소 직원들이 학생들이 만든 수강신청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제가 아니었을 겁니다. 과학기술이 글로벌 패권의 새로운 경쟁요소로 부상했고 우리나라가 선두주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더 깨닫고 힘을 모아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 기회를 잡는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크래프톤 차원에서도 기업으로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 이외에, 사회와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실패했더라도 성장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의장님을 멘토로 삼고 있는 후배 경영인과 스타트업 경영인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지요. ▶늘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성공보다 성장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하고 또 많이 합니다. 모든 분들이 성공을 목표로 도전하지만 성공비율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성공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창업하고 실패를 했더라도 성장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하는 자세에서도, 먼 미래에 달성 가능한 비전을 세우고 전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을 치열하게 사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 독단적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협업을 통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지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과 두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만큼 크래프톤의 구성원들이 좀 더 안심하면서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재택근무 시행과 재택근무를 위한 IT 및 출퇴근 지원 등을 운영했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또 대구지역이 한창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을 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펍지주식회사와 함께 10억원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했습니다. CEO TIME 2020. 5. 29.
입력 2024. 12. 20. 05:5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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