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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임’에 대해, 서로의 연결에 대해 재조명
빌리지, 2024, <사진 이손,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유휴공간 전시 <멀리서 손바닥으로, 반짝> 관객참여 퍼포먼스 진행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8월 17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유휴공간에서 전시<멀리서 손바닥으로, 반짝>을 개최한다. 전시는 도시의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버려지거나 방치된 존재들을 다시 살피며 자신만의 위트 있는 실천을 이어가는 여운혜 작가를 초대해 대규모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2019년부터 5년간 수집해 온 알루미늄 캔을 주요 소재로 북서울미술관을 찾는 시민들과 함께 ‘지금의 실천’을 고민한다. 특히, 지난 11월 출간된 작가의 에세이집 <혼자 한 사랑>을 바탕으로 애정어린 시선으로 보아야 발견할 수 있는 ‘반짝임’에 대해, 그리고 서로의 연결에 대해 재조명한다.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는 <러브-레터(L-OVE LE-TTE-R)> 퍼포먼스는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따뜻한 캔음료를 함께 마시며 음료의 캔 고리들을 서로 연결하고 메시지를 나누는 것을 시작으로 2월, 5월, 8월 행사를 예정하고 있다. 작가와 관객의 손을 거쳐 점차 완성되어가는 작품의 모습을 보는 것도 미술관을 여러 차례 찾을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2017년부터 매해 진행되어 온 유휴공간 프로젝트는 북서울미술관 내외부의 진입, 통로, 휴식 등을 위한 공간을 동시대 작가들이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관객들이 장벽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을 전시해 새로운 감각의 순간을 선사해 왔다. 2024년 유휴공간 전시 <멀리서 손바닥으로, 반짝>은 이렇듯 우리 주변의 반짝이는 것들, 그리고 반짝이고 사라질 것들에 대해 다시 살펴보길 제안한다. 우리에게 심리·거리상으로 먼 곳에 있는 반짝임, 때때로 그것은 인간에 ‘반(反)’하는 비인간 존재들을 아끼고 보살피는 마음일 수 있고, 또 함께 ‘짝’을 이뤄 손바닥을 마주치거나, 손바닥 위로 옮겨 온기를 불어넣는 일이다. 전시명 ‘반짝’은 이렇게 반과 짝을 함께 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어디서부터 왔는지, 수명의 시간이나 태어난 장소를 알 수는 없지만 멀리서부터 나의 손바닥에 이르기까지 그 여정을 상기하며 지금의 반짝임을 다시 보는 것이다. 등대의 반짝이는 불빛은 규칙적으로 빛의 수신호를 보내 메시지를 전달한다. 수신호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것은 곧 언어이고 소통이다. 작가 여운혜는 도시 환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려진 알루미늄 캔, 고철이 된 물건과 같이 인간이 정한(타고난) 목적을 상실한 것들을 수집하여 작업해 왔다. 작가의 눈에 띈 물건은 저마다의 수신호로 소통을 이어간다. 목소리를 얻은 ‘물건(物件)’이 ‘사물(事物)’이 되기까지, 그 존재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고 어루만진 작가의 손끝에서 우리는 주변을 다시 둘러볼 온기를 전달받는다. 우연히 만나는 주변의 모든 ‘반짝이는 것들(the blinking)’, 그리고 오랜 시간 그들을 사랑하며 지내온 작가의 마음이 담긴 존재들이 미술관에 도착했다. 우리와 함께 시간을 보낼 미술관의 작품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호기심 어린 궁금증을 갖길 바란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시인 윤동주의 말처럼, 전시장에 놓인 11점의 작품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일상의 순간순간에도 스치듯 이 마음들이 이어지길 상상해 본다. 전시는 해를 넘어 겨울이 봄이 되고 여름이 되는 시간 안에서 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그들을 향한 우리의 태도가 또 다른 행동으로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여운혜 (1989년생, 서울 거주)는 영국 골드스미스 순수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조소 전공으로 석사를 졸업했다. 작가는 도시 환경에서 우연히 만나는 주변 존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관찰하며 수집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해왔다. 특히 버려진 알루미늄 캔, 고철이 된 물건같이 더 이상 인간이 부여한 목적대로 쓰이지 못하는 것들을 다시 살피고 그 존재적 가치를 찾는다. 이렇게 여운혜는 인간과 인간 외 존재 사이의 상호 의존성과 존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며, 보다 넓은 범위의 환경적 의미를 탐색한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히티드 아스팔트>(ARC1, 서울, 2024), <한계도 모르고 퍼져나가는 것들의 거래>(원파운드샵 서교점, 서울, 2018) 등이 있으며 단체전 <2024 New Rising Artist: 부산물>(제주현대미술관, 제주, 2024), <더 세컨드 충녀>(SS2, 서울, 2024), <Super Fusion?2021 Chengdu Biennale>(청두현대미술관, 청두, 2021), <2019 서울 포커스: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2019) 등에 참여한 바 있다.
입력 2025. 03. 21. 02:4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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