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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기관’으로서의 미술 아카이브의 사회적 역할 고찰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
윤지원, 무제, 현대 사진, 2022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지난 3월 6일부터 7월 27일까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를 개최한다. 2025년 서울시립미술관의 주제기획전 이 전시회는 2025년 서울시립미술관의 주제기획전으로 기관 의제인 ‘행동’과 연계하여 아카이브 기반의 미술과 민간 아카이빙 활동을 연결한다. 참여 작가는 아카이브 기반의 작업을 영상, 사진, 설치 작품으로 발표하는 권은비, 김아영, 나현, 문상훈, 윤지원, 이무기 프로젝트, 임흥순, 타카하시 켄타로 총 7인/1팀이며 협업 기관인 제주4·3평화재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의 자료와 함께 구성되어 있다. 전시 제목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기원전 535-475)의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경구에 착안하여 기록이 현재진행형의 과정임을 강조한다. 전시는 <지연하는 기억>, <목격하는 기록>, <던져지는 서사> 3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기억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조직 PART 1 ‘지연하는 기억(Deferred Memory)’은 기록이 과거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재구성되고 개입되는 창의적 실천임을 보여준다. 전통적 아카이브가 논리적·객관적 사실 구축을 목표로 했다면 동시대 예술에서의 기록은 유대와 돌봄, 재구성을 통해 기억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조직한다. 이는 프로이트의 ‘지연된 사후작용’ 개념과 연결되며, 과거의 기억이 현재 경험에 따라 변화하고 확장됨을 시사한다. 이 파트에서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가족운동 자료와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의 1990년대 여성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기록이 동시대 예술 작업과 결합하여, 과거와 현재가 중첩된 기억의 층위를 형성하고 다시 미래로 지연될 지금의 기억을 형성하는 방식을 탐색한다. 제주 4·3평화재단,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기록으로 조명 PART 2 ‘목격하는 기록(Witnessed Record)’은 억압된 사건과 대상이 기록을 통해 생생하게 현재화되는 과정을 다룬다. 기존의 역사 서술이나 진상 규명을 넘어 기록을 공유하는 공동체적 경험을 통해 정서적 연대와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낸다. 이 파트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오랜 기간 침묵을 강요받았던 제주4·3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상 규명 과정을 제주4·3평화재단,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기록으로 살펴본다. 이 파트에서는 제주4·3의 진상규명을 위한 법적·사회적 투쟁의 흐름이 재일 제주인의 삶으로 확장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최초의 증언자를 추적한 사진 작업을 통해 다시금 우리의 시선 속으로 들어온다. 이처럼 동시대 미술은 기록을 매개로 억압된 기억을 드러내고, 관객이 이를 목격함으로써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노동문제 사변적 픽션으로 재구성 PART 3 ‘던져지는 서사(Projected Narrative)’는 아카이브가 단순한 과거의 표상이 아니라 권력 구조와 선별 과정을 내포하는 제도적 장치임을 비판적으로 조망한다. 이 파트는 아카이브의 공백과 한계를 드러내고 제도와 사회가 침묵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서사를 직조하는 ‘반아카이브적’ 전략을 탐색한다. 국가와 민족 개념, 플랫폼 노동, 재난과 참사라는 이질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각각의 작업은 기존 기록이 담아내지 못한 중간 영역을 파고든다. 국가 권력에 의해 선별된 기록의 이면을 밝히거나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노동문제를 사변적 픽션으로 재구성하며 기존 재난 담론이 포착하지 못한 여러 층위를 구술 퍼포먼스로 가시화한다. 이를 통해 동시대 미술은 아카이브의 유동적 공간을 탐구하고, 기존 기록 방식을 비판적으로 확장하며 사회적 기억의 변화를 추동한다.
입력 2025. 04. 07. 06:4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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